[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어딜 가나 귀에 이어폰을 꽂은 사람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이어폰은 일상 속 필수품이 됐다.
이런 가운데 이어폰을 자주 착용하면 외로움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9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유니래드에 따르면 최근 노르웨이 오디오 회사 자브라(Jabra)는 최근 이어폰과 외로움의 관계성에 대해 연구했다.
그 결과 이어폰 착용자는 새로운 사람과 대화를 하지 않고도 평균 5주 동안 지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거의 절반(47%)이 산책 중 이어폰을 착용하며 29%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15%는 업무 외의 목적으로 매일 이어폰을 착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응답자 중 38%가 다른 사람과 적극적으로 대화하지 않기 위해 이어폰을 착용한다고 답했다.
이어폰을 이용하는 이들은 하루 평균 58분 동안 이를 착용했다.
자바라는 이번 연구 결과를 들어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이어폰을 멀리할 것을 권장한다"라고 밝혔다.
세계적인 경제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노리나 허츠(Noreena Hertz)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 교수는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단절의 위기에 직면해있지만, 이는 이전부터 우려해오던 것"이라면서 "요즘 사람들은 이어폰으로 주변 사람과 거리를 두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변 사람들과 거리가 생기면 외롭게 되고 외로움은 정신적 건강뿐만 아니라 육체적 건강에도 크게 해를 끼친다. 외로움은 하루에 담배 15개비를 피우는 것만큼 건강에 해롭다"라고 경고했다.
허츠 교수는 "대화를 피하고자 이어폰을 착용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하며 얻는 이익이 더 크다. 낯선 사람과 30초만 이야기를 나눠도 훨씬 덜 외롭고 주변 사람들과 연결돼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자브라 유럽 고객 서비스 담당 스티브 에반스(Steve Evans) 이사는 "이어폰을 통해 음악을 듣는 것도 좋지만 때때로 휴식을 취하고 현실 세상에 집중하는 것도 좋다.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가지고 주변의 볼거리와 소리를 즐긴 후에도 이어폰은 당신의 곁에 남아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평소 밥을 먹을 때도, 길을 걸을 때도 이어폰을 착용해왔다면 오늘부터는 바깥세상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소중한 사람과 1분이라도 더 대화를 나눠보자.
당신의 외로움을 사르르 녹여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