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뛰어난 피지컬을 가진 미국인들을 제치고 당당하게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한국계 체조선수 율 경태 몰다워.
그는 서울에서 태어나 1살이 되기 전 '신경태'라는 이름으로 콜로라도주 미국인 가정에 입양됐다. 이후 '태양, 밝음'을 뜻하는 '율'이라는 이름과 한국 이름 경태, 그리고 부모님의 성을 따라 풀네임은 율 경태 몰다워가 됐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경태의 생모는 약물 중독이었으며 미숙아로 태어나 장애가 있을 거란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몰다워 부부는 경태를 포기하지 않고 사랑으로 키워냈다. 실제로 경태는 3살까지 말을 안 하고 괴성만 질러 언어치료를 받기까지 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놀이터 철봉에서 꼿꼿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을 본 이후 7살 때부터 체육관에서 체조를 시작했다고 한다.
부모님은 장거리 운전도 마다하지 않으며 경태를 체조선수로 키워냈다. 이에 보답하듯 경태는 오클라호마대학에 진학해 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졸업할 때까지 2016년부터 약 5년 동안 대학 체조팀이 3회 연속 미 대학스포츠협회(NCAA) 챔피언십에 우승하는 데 기여했다.
같은 기간 각종 대회에 출전해 받은 금메달만 10개. 이 중에는 2018년 US 전국 챔피언십, US 아메리칸 컵, 윈터컵 등 굵직한 체조경기가 모두 포함돼 있다.
그는 도쿄 올림픽 기게체조 선발전에서도 놀라운 실력을 보여줬다. 몰다워는 총 16만8,600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평행봉 1위, 안마 2위, 마루 3위, 링 3위, 도마 9위, 철봉 13를 기록, 4개 종목에서 3위 이상을 기록했다.
그리고 바로 어제(1일) 도쿄올림픽에 출전했다. KBS 해설진에 따르면 경태는 한국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누나를 찾고 있으며 한국에 대한 그리움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소리 한국어 버전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경태는 "한국은 나의 혈통이다"며 "내년쯤에는 제가 태어난 곳을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태는 "한국에서 왔다는 사실은 큰 영광이다"며 "나는 미국인이지만 한국인 이기도 하다고 언제나 말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경태는 "문신을 새긴다면 성조기와 태극기를 절반씩 새겨야 한다"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올림픽에 출전해 전 세계에 얼굴을 알린 만큼 경태의 누나도 어디선가 이 모습을 지켜보고, 하루 빨리 만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