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제가 해설할 땐 긴장을 안 하거든요. 근데 오늘은 긴장이 됩니다. 이게 아빠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여홍철 해설 위원은 세상에서 가장 떨리는 해설을 한 적이 있다.
바로 3년 전 개최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서 자신의 딸 여서정 선수가 처음으로 출전했을 때다.
아버지의 길을 이어 기계체조 국가대표가 된 딸 여서정. 딸의 경기 중계를 맡은 여홍철 해설 위원은 경기 전 대기 시간부터 입이 마르는지 연신 입술을 훔쳤다.
대기 시간에 그는 "제가 해설할 땐 긴장을 안 하거든요. 근데 오늘은 긴장이 됩니다. 이게 아빠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경기 시작 후 딸이 등장하기 직전에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긴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여서정 선수가 완벽한 도마 연기로 32년 만에 여자 체조 금메달을 확정하자 그는 그제서야 긴장이 풀리는지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중계를 마치고 여홍철 해설 위원은 "제가 금메달 땄을 때보다 가슴이 더 벅찹니다"라고 말해 감동을 자아냈다.
경기가 끝나고 "우리 서정이 안아주고 싶다"라는 아빠의 말을 들은 여서정 선수 역시 눈물을 터뜨렸다.
한편 도마 공주 여서정(19·수원시청)은 '여서정 기술'로 여자 체조 사상 첫 올림픽 종목별 메달 역사에 도전한다.
1일 오후 5시 52분부터 도쿄 아리아케체조경기장에서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도마 종목별 파이널 경기가 열린다.
여서정은 이번 경기에서 금빛 사냥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에도 아빠 여홍철 해설 위원이 해설을 맡을 예정이니 그 감동적 순간을 절대 놓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