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재유 기자 = 배드민턴 경기 도중 넘어진 한국 선수를 보고 한걸음에 달려온 중국 선수의 모습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올림픽 정신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이 선수에게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30일 도쿄 무사시노모리 스포츠 플라자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안세영은 중국의 천위페이에 막혀 4강 진출이 좌절됐다.
상대가 세계랭킹 2위이자 올림픽 랭킹 1위였던 만큼 안세영은 온 몸을 내던져 경기를 했다.
1게임에서 안세영은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지만 긴 랠리 끝에 18대19로 패했다. 그렇게 1게임을 내주고 끌려가던 안세영은 2게임이 끝날 무렵 천위페이의 공을 받다 발목을 접질렀다.
코트에 누워 고통스러워하는 안세영을 본 천위페이는 화들짝 놀라며 한 걸음에 달려왔다.
괜찮은지 안세영의 상태를 살피던 천위페이는 바닥에 놔뒹굴고 있는 라켓을 주워서 안세영 손에 쥐어줬다.
승리보다 승부에 집중했기에 나올 수 있었던 매너였다.
응급 조치를 받은 뒤 다시 코트로 돌아온 안세영은 다리 부상을 당하고도 끝까지 고군분투했지만 2게임을 내주며 결국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승패와 관계없이 이날 경기를 본 누리꾼들은 상대 선수가 부상을 당하자 한걸음에 달려와 진심어린 걱정을 건넨 천위페이의 모습에 박수를 보냈다.
댓글창에는 "이게 바로 스포츠 정신이지", "정말 감동이다. 인성도 실력도 세계 최고다", "떨어진 라켓을 주워서 안세영 선수 손에 넣어주는 장면은 정말 아름다웠다" 등의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천위페이와 같이 승부를 떠나 상대 선수에게 뛰어난 매너를 선보여 화제를 모은 한국 선수들이 있다.
지난 27일 펜싱 여자 에페 단체전 준결승전에서 한국의 최인정은 중국과의 경기 도중 상대 선수의 허리에 엉켜있는 선을 발견하고는 대신 정리를 해주기 위해 시합을 잠시 중단시켰다.
결승행 티켓을 두고 맞붙는 긴박한 상황이었음에도 상대 선수를 배려한 최인정의 모습에 찬사가 쏟아졌다.
최인정 뿐만 아니라 유도 국가대표 조구함도 빛나는 스포츠맨십을 보여 화제를 모았다.
어제(29일) 진행된 유도 남자 100kg급 4강 경기에서 조구함은 포르투갈의 조르즈 폰세카와 맞붙었다. 그런데 경기 도중 손에 쥐가 난 폰세카는 갑자기 공격을 멈추며 뒤로 물러났고, 이를 본 조구함은 상대 선수를 재촉하지 않고 묵묵히 기다렸다.
경기가 재개된 후에도 폰세카는 계속 불편함을 호소했고, 조구함은 그를 배려해 폰세카의 왼손 대신 옷깃 등을 잡으며 경기를 진행했다.
폰세카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했지만 이날 승리는 조구함에게 돌아갔다. 경기가 끝난 뒤 폰세카를 꼭 껴안으려 위로하는 조구함의 모습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