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문재인 정부의 4대 정책 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17'을 이용한 대출자 10%가 빚을 갚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9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서민금융진흥원(서금원)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햇살론17의 대위변제율이 지난달 기준 10.2%인 것으로 집계됐다. 2019년 9월 출시 이후 처음으로 10%를 넘어선 수치다.
대위변제율이란 전체 대출 중 은행이 정부정책기관에 대신 갚아달라고 요청한 금액의 비율을 뜻한다.
햇살론17의 대위변제율이 10%를 넘어섰단 것은 대출자 100명 중 10명이 빚을 못 갚아 정부가 대신 갚아줬단 의미기도 하다.
햇살론17은 최저신용자들이 20% 이상 고금리 대출상품에 내몰리지 않기 위해 나온 대안상품으로, 최대 14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재원은 국민행복기금 여유재원과 금융권 출연금으로 충당된다.
당초 금리는 17.9%로 적용됐으나 지난 7일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인하되면서 햇살론 금리도 17.9%에서 15.9%로 2%포인트 내려갔다. 명칭도 '햇살론17'에서 '햇살론15'로 개편됐다.
지난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햇살론17 대위변제율은 불과 1.3%였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5.6%, 올해 1분기 7.4%, 올해 2분기 10.2%로 꾸준히 늘어났다.
햇살론17은 준정부기관인 서금원이 90% 보증하고 은행이 10% 위험부담을 지는 구조다. 지난 6월 기준 햇살론17의 대출 건수는 건수는 6만8161건, 대출금액은 약 5561억원에 달한다.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은 "햇살론17처럼 서금원이 100% 보증하는 상품은 금융회사에서 심사를 까다롭게 할 필요가 없고 기계적으로 실행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금융회사에서부터 도덕적 해이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책금융상품 이용에 제한이 없으면 '일단 이 대출을 받고, 다른 데서 또 받자'는 식으로 오히려 빚이 계속 늘어날 수도 있다"며 "'이전 정책금융상품 이용 실적'이 아니라 '채무조정 성과' 등이 정책금융상품의 이용 기준이 돼야 빚에서 벗어나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7일부터 금융위원회는 햇살론17 금리를 15.9%로 2%p 내린 '햇살론15'로 변경 출시했다. 금리가 낮아짐에 따라 대출 이용자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년층 생계자금 대출 상품인 '햇살론 유스'의 대위변제율은 지난해 말 0.2%에서 올해 상반기 1.9%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대출 건수는 약 3만건, 대출금액은 약 132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근로자햇살론' 대위변제율은 지난해 말 사상 최대치인 10.5%로 상승 이후, 올해까지도 비슷한 수준인 10.3%로 유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