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매일 연락해 사랑한다고 하면서 제 번호 하나 못 외우는 게 말이 되나요?"
지난 21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HK01'에는 남자친구와 크게 다툰 여성의 하소연이 전해졌다.
사연의 주인공 A씨는 남자친구 B씨와 일 년 넘게 사랑을 키워오고 있다.
남자친구는 외모면 외모 성격이면 성격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는 훈남이었다. 늘 다정한 태도에 친구들의 부러움 섞인 불만을 들을 정도였다.
그런데 최근 그는 남자친구에게 크게 실망하고 말았다. 코로나의 여파로 식당에 놓이게 된 출입명부가 사건의 발단이 됐다.
어느 날 A씨와 B씨는 데이트 중 일찍 저녁을 먹으러 한 식당에 들렀다.
A씨는 먼저 자리를 맡겠다며 남자친구에게 명부 작성을 부탁했다. 그런데 웬일인지 그가 자리를 맡은 뒤에도 남자친구는 명부 앞에 서 있었다.
답답한 마음에 다가간 그는 큰 충격에 빠졌다.
자신의 개인정보를 다 적고 A씨의 정보를 작성하던 남자친구가 휴대전화 작성 칸에서 망설이고 있었던 것.
B씨는 A씨가 온 것을 확인하고 멋쩍은 듯 어색한 표정으로 "이 번호가 맞던가?"라고 물었다.
그가 적은 번호는 3자리 이상이 달랐다.
A씨는 잔뜩 삐져 B씨의 물음에 답하지 않고 자리에 돌아가 앉았다.
결국 B씨는 휴대전화를 뚫어지게 보며 A씨의 번호를 적은 후 자리에 왔다. 서운함을 느낀 A씨는 이날 B씨와 다투고 집에 돌아왔다고.
차분히 생각하던 A씨는 B씨를 이해할 것도 같았다.
물론 자신은 남자친구의 번호를 외우긴 했지만, 매번 전화번호를 눌러야 할 필요 없는 요즘 다른 사람의 번호를 외울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누리꾼들에게 자신의 사연을 전하며 의견을 물었다.
사연이 공개된 뒤 댓글에는 A씨와 B씨 모두 공감된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누리꾼들 역시 "매일 수십번도 더 연락하는 연인인데 서로의 전화번호는 기본적으로 외워둬야 한다"라면서도 "전화번호를 누를 필요 없으니 간혹 자신의 번호도 잊게 된다"라며 B씨를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