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지난 2019년 11월 아침 7시 40분께 광주-원주고속도로의 동양평 나들목 부근에서 차량 20여 대가 잇달아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에 사고 현장이 보였으나 차량들은 제대로 제어되지 못한 채 그대로 앞차를 들이받았다. '블랙아이스' 현상 때문이다.
'블랙아이스'는 도로 표면에 코팅된 것처럼 얇은 얼음막이 생기는 것으로 주행 중 브레이크를 밟으면 크게 미끄러져 큰 사고로 이어진다.
이런 빙판길에서는 브레이크를 잡는 것보다 서서히 속도를 줄이는 게 중요한데,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엔진 브레이크'다.
요즘 도로에서 운행되는 승용차의 대부분은 자동변속기를 택하고 있다. 따로 조작을 하지 않고 기어를 D에 두면 차량이 알아서 앞으로 나가고 변속한다.
그러나 수동 변속으로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운전자는 많지 않다. 알고 있어도 잘 사용하지 않는다.
운전을 해본 사람이라면 변속기에 '+, -'가 적힌 걸 볼 수 있다. 그리고 '+, -'가 적힌 쪽으로(주로 운전석 쪽)으로 기어 노브을 당기면 위아래가 아닌 옆으로 넘어간다.
이때부터 계기판에는 'D' 표시 대신 1~5까지의 숫자가 표시된다. 기어를 + 방향으로 올리면 숫자가 올라가고, - 방향으로 내리면 숫자가 내려간다.
수동으로 변속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인데, 수동 변속이 되면 엔진 브레이크로 차량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엔진 브레이크란 쉽게 생각해 'D' 상태에서 악셀 페달에 발을 땠을 때 차량의 속도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기어를 저단으로 내리면 엔진 회전수가 늘어나고 피스톤 마찰과 압축에 따른 에너지 손실이 커져 속도가 더욱 빨리 줄어든다.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하게 되면 빙판길 등에서 비교적 안전하게 제동할 수 있다. 브레이크를 밟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약한 제동력이기에 서서히 속도를 줄이는데 유용하다.
또한 급경사를 내려가야 할 때 안전하게 내려갈 수 있고, 브레이크 밟는 횟수를 줄여 과열 혹은 마모를 감소시켜준다.
단 너무 자주 사용할 경우 베어링 등 엔진 부품들이 마모되고, 밸브간극 또는 벨트류의 수명이 짧아져 엔진 유지 보수의 기간이 줄어들 수 있다.
100km의 속도로 달리다가 1단으로 바꾸는 등 극단적인 조작은 파워트레인의 파손을 야기하기도 하고, 엔진 브레이크는 제동등이 점등되지 않아 후방의 차량과 사고가 날 가능성 또한 높다.
때문에 지속적인 감속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나 아직 엔진 브레이크에 미숙한 사람이라면 극단적으로, 또 자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