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최근 국회에서 이륜차 전면 번호판 부착 의무화 법안이 발의된 가운데 업계에서는 찬반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26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륜자동차의 전면 번호판 부착을 의무화와 이륜차 제작·수입·판매자가 번호판 부착에 필요한 장치를 설치하도록 하는 '자동차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전면 번호판 부착 의무화 법안을 놓고 도로 위 무법자 '오토바이'를 규제할 법안이 필요한 때라는 시민들의 목소리와 안전상 이유로 실효성이 없다는 라이더들의 지적이 뒤섞인 상황이다.
팽팽한 이견 대립에 시민들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회의적인 입장을 취했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이륜자동차 전면 번호판 도입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하나, 다음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가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2월 26일 국회교통소위에서 손명수 국토교통부2차관은 "자동차처럼 앞에도 붙이도록 의무화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첫째는 동일한 장소에 다 할 그런 공간이 없다. 그리고 지금 현재 (단속카메라) 센서가 전면부를 인식할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에 실익이 없다"고 주장했다.
발의안의 주요 목적은 카메라를 통해 과속이나 신호위반 등을 효과적으로 단속하기 위한 것이나 현행 자동차 전용 단속카메라로는 이륜차 번호판을 인식할 수 없기 때문에 입법 취지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실 이륜차 전면 번호판 부착 의무화 법안은 기존에도 여러 차례 발의된 바 있다. 하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번번이 무산됐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국토부는 과거 국회 상임위원회 전문위원검토보고서를 통해 이미 한 차례 부정적인 입장을 취한 바 있다.
첫 번째 근거는 자동차는 앞쪽 범퍼가 있어 일정한 위치에 번호판 부착이 가능하나, 이륜자동차는 차종마다 전면부 구조 및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번호판을 부착할 공간을 확보하기가 어렵단 내용이다.
두 번째는 이륜자동차는 공기역학적 측면을 고려해 대부분 전면이 둥근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평면 번호판을 부착하면 고속 주행 시 공기 저항을 유발해 주행 안전성을 저해할 우려를 제기했다.
번호판의 날카로운 재질은 보행자와 충돌사고 시 운전자는 물론 보행자에게도 부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과거에도 몇 차례 무산된 이륜차 전면 번호판 필요성이 최근 다시 대두된 이유는 코로나 19 장기화로 배달 수요가 늘면서 배달 오토바이의 '위법 주행'도 급격히 늘었기 때문이다.
국토부와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이륜차 공익제보단이 국민 제보를 받은 결과 이륜차 법규 위반 건수는 지난해 7~8월 4275건에서 올해 같은 기간 2만 9517건으로 무려 590.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륜차는 차량 특성상 사고가 발생할 경우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에 주행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