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원선 기자 = 근육 긴장 이상증으로 투병 중인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가 은인 복진경 코치를 35년 만에 만났다.
지난 26일 방송된 KBS2 'TV는 사랑을 싣고'에는 이봉주가 출연했다. 이날 이봉주는 1987년 18살이었던 자신에게 달리기를 가르쳐준 첫 스승 복진경 코치를 찾아 나섰다.
어린 시절 축구와 야구에 흥미를 느꼈던 이봉주. 하지만 그는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농업고등학교에 진학해 장비가 필요 없는 달리기에 흥미를 붙였다. 이후 이봉주의 재능을 알아본 복진경 코치가 충청남도 예산군 삽교고등학교 육상부로 이봉주를 스카우트했다.
남들보다 늦게 육상을 시작했던 탓에 스승의 도움이 절실했던 이봉주는 복진경 코치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봉주는 "자신의 뒤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쫓아오던 코치가 '포기하지 말고 태극마크를 꼭 달아라'라고 응원해준 덕분에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됐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삽교고 육상부가 갑자기 해체되면서 은인이었던 코치와 헤어지게 됐고, 당시 육상을 그만둬야 할 위기에 처했던 이봉주는 천만다행으로 육상 명문 광천고에서 그를 스카우트하면서 마라톤 선수로서의 생명을 이어갈 수 있었다.
목발을 짚은 이봉주는 "코치님을 만나면 힘과 에너지를 더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만남에 있어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리고 두 사람은 35년 만에 재회했다. 복진경 코치는 지팡이를 짚은 채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이봉주를 보곤 "선생님 억장이 무너진다. 성실하고 착한 놈이 그러니 어쩌냐 내가"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봉주 역시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나야 하는데"라며 안타까워 했다.
이후 두 사람은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눴고, 대화를 나누는 내내 복진경 코치는 이봉주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두 사람 사이에선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가난 때문에 육상을 시작한 소년 이봉주와 그의 재능을 꽃피워 준 코치의 감동적인 사연에 MC들도 감탄했다. 방송 말미 이봉주는 "건강한 모습으로 찾아 뵙겠다"며 코치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