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2월 05일(수)

지각하면 15명 교사한테 일일이 사과하고 '사인'받아야 하는 한 고등학교의 '사과순례' 제도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여선생 VS 여제자'


[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지각했으니 선생님 15명 찾아가 훈계 받고 와!"


세종시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과 순례'라는 황당한 제도를 실시해 논란이 되고 있다.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OO고 제도 건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조언 부탁드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OO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딸을 둔 학부모라고 소개한 A씨는 "너무 답답한 심정에 일단 글을 올려본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사과 순례' 제도에 대해 한 학부모 A씨가 불만을 표출하며 조언을 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 온라인 커뮤니티


A씨는 이 학교에는 '사과 순례'라는 제도가 있다며 그 제도에 대한 건의를 하고 싶다면서 나아가 그 제도가 없어졌으면 하는 마음인데 어떻게 해야 할 지 조언을 구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어 "'사과 순례'는 학생이 잘못한 경우 담임선생님과 교감선생님을 포함한 15명의 선생님을 일일이 찾아가 잘못한 내용을 말하고 훈계 받은 표시로 사인을 받아온 뒤 반성문을 써야 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A씨는 "듣기만 해도 수치스럽지 않냐"면서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얼마나 큰 잘못을 하면 이렇게까지 사과 순례를 해오라고 하나 싶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알고 보니 겨우 지각 두 번이 사과 순례의 이유였다"고 전했다.


인사이트'사과 순례' 제도에 대해 한 학부모 A씨가 불만을 표출하며 조언을 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 온라인 커뮤니티


A씨는 "어른도 회사에서 잘못했을 때 직속 상사 외 15명의 상사에게 시말서 써야 한다고 하면 진절머리가 날 것"이라며 "차라리 따끔하게 혼내고 말지 애들 수치심 느끼게 해서 교칙 위반을 막겠다는 건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끝으로 "이거 나만 부당하다고 느끼는 거냐 조언 및 의견 부탁드린다"고 물으며 '사과 순례문'과 '반성문' 사진을 함께 첨부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무슨 지각 하나로 저런 벌을 주냐", "누가 만든 제도냐", "이게 실제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이냐", "충격적이다" 등 거센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학생이 어떤 잘못을 했을 경우 그에 대한 적절한 처벌은 분명 필요하다. 다만 훈육이란 명분으로 부당한 벌이 사용되면 안 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