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재유 기자 = 내가 고민하고 고민해서 산 선물을 '당근마켓'에 되팔고 있는 친구를 봤다면 어떡할 텐가.
내 성의를 무시했으니 용서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내 손을 떠났으니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갈 텐가. 애매한 이 문제를 놓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누리꾼들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1월 방송된 JTBC 토크예능 '신비한 레코드샵'에 나왔던 '선물 팔이 친구' 사연이 공유됐다.
이 글에는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사연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결혼하는 10년지기 친구에게 70만원짜리 최고급 커피머신을 선물했다.
얼마 뒤, 당근마켓을 둘러보던 중 A씨가 선물한 모델과 동일한 커피머신 매물을 봤다. 그 매물을 클릭하자마자 눈에 들어온 사진 배경은 참으로 익숙했다.
'에이 아니겠지 똑같은 거 산 사람이겠지' 싶으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판매자의 판매 상품목록을 살펴본 A씨는 배신감에 휩싸였다.
몇달 전 A씨가 선물한 스타벅스 기프티콘부터 직접 예매해준 콘서트 티켓, 다른 친구가 선물한 블루투스 스피커까지 그간 받은 선물들이 전부 판매 완료 돼있던 것이다.
분노에 찬 A씨는 결국 친구를 떠보기 위해 커피머신을 잘 쓰고 있냐는 카톡을 보냈다.
돌아온 답변은, "응 크레마도 풍부하고 완전 내스타일! 너무 좋아~".
친구가 A씨에게 솔직하게 상황을 털어놓지 않고 거짓말을 한 것이다.
A씨는 앞에서는 "고맙다", "잘 쓰고 있다" 등 거짓말을 하고 뒤에서는 몰래 중고거래로 되파는 친구의 행동에 너무 배신감을 느낀다고 분노했다.
A씨의 사연에 패널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용서 못 한다"와 "신경 안 쓴다" 이 두가지 입장으로 나뉘었다.
"용서 못 한다"는 이들 가운데에는 정체를 숨기고 중고제품을 사겠다고 연락한 뒤 거래장소에 나타나 친구 '참교육'을 해줄 거라는 댓글도 있었다.
반면 "어쩔 수 없다" 쪽의 입장을 보인 한 누리꾼은 "선물 한 이상 그걸 팔았다고 뭐라고 하기는 조금 그렇다"며 "아예 선물은 서로 안주고 안받기가 세상 속 편하다"고 말했다.
어느 한 쪽 입장이 맞다 틀리다 할 수 는 없다. 그러나 이렇듯 의견을 달리하는 이들도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게 있다.
선물해준 사람의 성의를 생각한다면 중고로 팔아놓고 '안 판 척', '잘 쓰는 척' 하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