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7일(일)

"끌어주고 밀어주고"...여군 장교끼리 모인 '사조직' 정황 포착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인사이트] 원혜진 기자 = 군 내 '사조직'으로 보이는 특정병과 여군 모임이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1일 이데일리는 육군 병참병과 내 여군장교들로 구성된 '다룸회'라는 모임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다룸회는 '물건을 다루다'에서 가져온 명칭으로 1990년대 초반 병참병과 내 여군장교가 처음 임관하면서 당시 병과장 제안으로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선후배 몇 명이 모여 시작했으나 지금은 170여 명을 보유한 큰 조직이 됐다. 현재 육군 병참병과 내 여군장교는 180여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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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SNS 채널인 '네이버 밴드'에서 활동하며 월 1회 1만 원의 회비를 낸다. 이는 신규 임관자 축하 선물과 경조사 등에 쓰인다.


회원의 지휘관 취임 시 '축하난'을 보내고 출산 시 출산격려금도 지급하는 것은 물론 매년 10월경 전체 대면 모임, 주기적인 지역별 모임도 갖는 것으로 파악됐다.


회원 가입은 신임장교가 양성되는 육군종합군수학교 병참교육단에서 이뤄진다. 근무 여성 교관들이 신임 여군 소위들에게 다룸회를 소개하고 가입을 독려한다고 한다.


육군 측은 병참병과 내 모든 여군장교에게 문호가 개방돼 있고 자유의사로 가입 및 탈퇴가 가능하기에 역사적으로 문제가 된 '하나회' 등의 사조직으로는 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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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군 관계자는 "주요 직위자나 지휘관 및 부서장이 같은 모임에 있는 후배 회원을 상대적으로 더 배려하고 챙기는 게 인지상정"이라면서 "병과 내 인사의 공정성을 저해할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참여하지 못한 남성 군인들이 보직이나 인사 평정 등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될 개연성이 있다는 뜻이다.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에 따르면 부대 내에서 파벌을 형성하거나 조장하는 행위와 부대 단결을 저해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현재 군 수사당국은 다룸회 관련 내사를 진행 중이다.


매체는 취재 이후 중령 이상 회원들이 탈퇴하고 회비도 현재 70~80%가량 회원들에게 돌려준 것으로 파악됐으나 예비역들의 반대로 모임 해체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