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내가 생일 선물로 5만 원짜리 사줬는데 얘는 왜 3만 원만 쓰지?", "내가 입원했는데 얘는 와보지도 않네.."
친구에게 서운한 일이 생기면 그에게 감정을 표현하고 이유를 묻기보다 '차단'을 택했던 A씨.
불편한 대화를 이어가는 것보다 인연을 끊어내고 관계를 정리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
그런데 이렇게 감정 표현을 어려워하고 관계를 무작정 끊어내면 더 나쁜 결과가 이어진다. 이런 현상을 심리학 교수들은 어떻게 볼까.
심리학적으로 이런 현상은 '자아방어기제'라고 부른다.
가치관이 다르다고 생각하면 쉽게 관계를 끊어버리는 사람들은 정서적 단절이라는 방어 기제를 사용하고 있는 것.
인간은 스트레스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고 갈등을 일으키는 충동을 타협시키고 내적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심리적 기제를 사용한다.
정서적으로 단절되면 상대방의 감정을 느끼지 않고 죄책감 없이 상대방을 멀리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부모에게 절대적인 관심을 받지 못한 경우 이런 성향을 자주 보인다고 알려졌다.
모든 방어 기제는 무의식적으로 작용하는데, 문제는 방어 반응이 지나쳐 습관화될 때다.
솔직한 감정은 숨기기 바쁘고, 자기가 바라는 것을 상대에게 원하기 바쁜 이런 행동은 심각한 부적응을 일으켜 이상행동을 하게 만든다.
만약 이런 상황이 계속 반복된다면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자기 욕구는 스스로 충족시키고, 자기감정을 솔직하게 상대에게 털어놓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그동안 쉽게 연인, 친구를 끊어냈다면 이런 방어 기제가 강한 건 아닌지 자신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