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7번방의 선물' 실제 주인공 거짓 자백하게 만들 정도로 끔찍했던 경찰 '고문' 수준 (영상)

인사이트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시즌2'


[인사이트] 박효령 기자 =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15년 넘게 옥살이를 한 정원섭 씨가 거짓 자백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드러났다. 


지난 29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시즌2'에서는 영화 '7번방의 선물'의 모티브가 된 정원섭 씨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49년 전 '춘천 파출소장 딸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린 정원섭 씨는 경찰의 모진 고문에 자백을 하며 혐의를 인정했었다.


하지만 그는 재판을 앞두고 갑자기 범행을 부인했다.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정원섭 씨는 억울하다고 하며 호소했고 그의 사연을 들은 부장판사 출신의 이범렬 변호사가 그를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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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시즌2'


이때 이범렬 변호사는 정원섭 씨가 고문으로 인해 거짓 자백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변호사에 따르면 정원섭 씨는 경찰의 폭언과 폭행을 견뎌왔지만 경찰이 "오늘 저녁 비행기 타고 제주도에 가야겠다"라는 말을 들은 날 결국 거짓 자백을 하게 됐다. 


"오늘 저녁에 비행기를 타겠다"라는 말은 오늘 저녁에 고문을 하겠다는 경찰들의 용어였다.


그날 밤 정원섭 씨가 당한 고문은 매우 끔찍했다. 경찰은 정원섭 씨의 양쪽 팔목을 뻣뻣한 수건으로 감싸고 넓은 끈으로 팔을 묶은 뒤, 묶은 팔을 무릎 밖으로 씌워 마치 다리를 안고 있는 자세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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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시즌2'


이어 경찰은 그의 무릎 사이에 경찰 방망이를 넣고 방망이를 테이블에 걸쳤다. 


결국 정원섭 씨는 이 상태로 방망이에 대롱대롱 매달리게 됐는데, 이는 사람을 공중에 매달게 하는 고문이라 일명 '비행기 태우기'라고 불렸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경찰은 공중에 매단 정원섭 씨의 얼굴에 천을 씌우고는 고춧가루를 탄 물을 뿌리기까지 했다. 


해당 고문은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 순사들이 독립투사들에게 행했던 방식이었다. 


당시 경찰들은 끔찍한 고문을 통해 원하는 진술을 유도했고, 정원섭 씨는 고문의 두려움을 이기지 못해 결국 거짓 자백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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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시즌2'


당시 정원섭 씨는 가방 밑창에 수감일기를 몰래 숨겨 유치장에 반입해 자신이 당한 고문을 생생히 기록해놨다. 


경찰 고문에 강간살인죄 누명을 쓴 정원섭 씨는 15년 2개월 만에 석방된 뒤 재심에 도전해 결국 지난 2008년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정원섭 씨는 손해배상 청구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재심에서 판결 받은 피해 보상금 26억 원을 받지 못했다. 


이후 고문 후유증으로 합병증을 앓던 정원섭 씨는 지난 3월 28일 향년 87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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