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고 이건희 회장의 유산에 대해 삼성 일가가 12조 원 이상의 상속세를 납부하게 됐다.
이는 스티브 잡스 애플 CEO의 사망 당시 부과됐던 상속세 규모의 3.5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규모로, 외신들도 앞다투어 "세계 최대 규모 상속세 중 하나"라는 보도를 내고 있다.
상속세 규모만큼 사회 환원 규모도 엄청났다. 삼성가는 '이건희 컬렉션'으로 불리는 2만 3천여 점의 미술품 기증, 감염병 대응과 희귀 질환 어린이 치료 등 의료 공헌에 1조 원 기부를 약속했다.
이에 고인이 생전 남겼던 업적도 재조명되고 있다.
고 이건희 회장의 업적 중 가장 먼저 언급되는 건 바로 반도체 사업이다. 1974년 부친인 이병철 회장의 한국반도체 인수 결정에 이건희 회장의 설득이 주효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당시 이건희 회장은 "기술 식민지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사재까지 보태 한국반도체 인수를 성사시켰다.
반도체 다음으로 뛰어든 휴대전화 사업도 성공시켰다. 1995년 8월 '애니콜'은 당시 전 세계 1위였던 모토로라를 제치고 국내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사업적 투자 외에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활동도 이어갔다.
1988년에는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선언했으며, 우리나라 첫 동계올림픽이었던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도 발벗고 나섰다.
당시 이건희 회장은 평창 유치를 위해 1년 반 동안 170일간 해외 출장을 다니기도 했다.
인재 육성을 위해 사재를 털어 재단을 설립하기도 했다. 이건희 회장은 2002년 4,500억 원을 출연해 '삼성이건희장학재단'을 설립한 뒤 2006년에는 3,500억 원을 추가 출연해 교육부로 이관했다.
고인은 생전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는 이상으로 봉사와 헌신을 적극 전개할 것"이라며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사명이고,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것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의무"라고 강조했다.
삼성 일가의 이번 대규모 사회환원 계획도 고인의 생전 뜻이 반영됐다.
28일 삼성전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유족들이 '공존 경영'을 강조해 온 이건희 회장의 뜻에 따라 사상 최고의 상속세 납부와 더불어 사회공헌과 미술품 기증 등 사회환원을 실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상속세 납부와 사회환원 계획은 갑자기 결정된 것이 아니며, 이건희 회장의 뜻에 따라 다양한 사회환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