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생리휴가가 역차별이 아니면 도대체 뭔가요?"
여성들에게 주어지는 '생리휴가(보건휴가)'에 역차별을 느낀다는 한 남직원의 하소연이 전해졌다. 통증이 심하지 않더라도 매달 월차처럼 당연하게 쓰이고 있다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재직 중인 한 남성의 사연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우리 병원만 그런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면서 "남자 입장에서 생휴(생리휴가) 쓰는 것 보면 뭔가 얄밉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진짜 아픈 사람이 아닌 너무 자연스럽게 한 달에 한 번 무조건 쓰는 그런 문화가 된 것 같다"라면서 "주변을 보면 직종 막론하고 같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어디는 미리 서로 합의해서 누가 언제 쓸지 정해놓고 쓰기도 하고 특히 대놓고 이날 생휴 써서 어디 갔다 온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참 얄밉다"라고 덧붙였다.
생리휴가는 생리일 근무가 곤란한 여성 근로자에게 주는 무급 휴가다. 해당 제도는 여성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업장은 여성 근로자의 청구가 있으면 임시직 및 일용직 여부와 관계없이 생리휴가를 부여해야 한다.
A씨는 생리휴가가 여성들에게 꼭 필요한 제도라고 주장하면서도 현재에 와서는 여성 사이에서 악용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작 아픈 사람이 아닌 자신의 실리를 위해 생리 휴가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생휴 자체는 생리통 때문에 죽어나는 지인들을 보면 꼭 필요한 제도다"라면서 "그런데 그 목적이 완전 변질됐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학교 때 우리 과 동기 여자 중 지각해서 점수 깎일 것 같거나 놀러 가려고 생휴 쓰는 사람이 내경험 기준으로는 100%였고 정말 아픈 여자들은 참으면서 수업 듣더라"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 내 여친도 그날 되면 거의 기절 할 정도로 아파하는 사람 중 하나라 너무 안타깝다. 그런데 그냥 문화가 이러니 남자 입장에서는 역차별이라고 느낀다"라며 하소연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우리 병원에도 이런 일이 허다하다", "악용 사례가 너무 많은 듯하다", "저런 사람들 때문에 진짜 아픈 사람들만 눈치 보게 되는 것 같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이에 반박하는 댓글도 다수 있었다. 이들은 "실제로 사용하는 인원은 매우 적다", "정말 아파도 눈치 보이는 게 현실이다", "만약 저 내용이 사실이더라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한편 지난 3월 기본소득당 신지혜 서울시장 전 후보가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한 번이라도 생리휴가를 사용한 서울시청 여성 공무원은 전체 4,057명 중 16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