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전직 장관의 가족이 마을 내 주택 공사를 의도적으로 방해한 정황이 포착됐다. 최고급 주택단지에 소형 주택이 건축되면 마을 위상과 집값이 떨어진다는 게 그 이유다.
지난 17일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소형 건물 공사를 방해하는 강남 전원마을 주민들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해당 마을은 강남의 상위 1%가 모여 사는 전원마을이다. 제보자 하윤철(가명) 씨는 "장인어른이 과거 사둔 땅에 집을 짓기 위해 공사를 시작했는데 주민들이 조직적으로 공사를 방해한다"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2년 전부터 고성이 오가기 시작했다"라면서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모르겠다. 진짜 내가 죄를 지은 기분이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공사 현장에 가보니 주민들은 하 씨의 공사 차량이 진입하지 못하게 차량으로 도로를 막고 출입을 방해했다.
주민들은 공사장을 찾아와 "무단침입 하지말라"며 소리를 지르고 난동을 피웠다. 이들은 "그린벨트로 지정해둔 곳인데, 지금 구청하고 하 씨와 관계가 있는 게 분명하다"고 소리쳤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은 사실과 달랐다. 변호사와 구청은 "정당하게 허가가 났다"라고 밝혔다. 주민들은 막무가내였다. 담당 공무원도 주민들에게 고소를 당해 난감한 상황이라고 했다.
마을 사람들이 공사를 반대하는 이유는 이랬다. 최고급 주택단지에 40평 남짓한 소형 주택이 건축되면 마을 위상과 집값이 내려간다는 것이다.
특히 이를 주도한 인물은 하 씨의 앞집에 거주하는 전직 장관 가족이었다. 그는 과거 정보통신부 장관을 역임했고 최근 서울시장 입후보를 원했던 인물이다.
또 전 장관의 옆집에는 한 재벌 회장의 집도 있었는데, 회장 부인은 마을 도로를 막고 인신 공격격성 발언까지 일삼았다.
하 씨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을 위원장과 대화를 시도했지만, 오히려 위원장이 도로를 막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마을 발전기금으로 우리가 기부해서 도로가 생긴 것"이라며 "그런데 저 집은 공짜로 올라타는 거 아니냐. 12억원을 내라"라고 통보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하 씨는 6번의 공사를 모두 실패했다. 답답한 마음에 고소도 해봤지만, 경찰은 해줄 게 없다는 이유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그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를 본 박지훈 변호사는 "전형적인 있는 사람들의 갑질"이라며 "업무방해죄, 명예훼손죄가 다 성립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