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9일(화)

택배기사들 '문 앞 배송' 재개하게 한 고덕 아파트 주민들의 협박 문자 내용

인사이트전국택배노동조합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택배노조가 배달차 지상 진입을 막은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한 아파트에 이틀 만에 세대별 배송을 재개한다.


노조는 주민 항의에 고통받는 조합원(택배기사)을 보호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택배 기사가 받은 메시지를 일부 공개하기도 했는데, "신고하겠다", "참 못됐다." 등 배달 기사를 겁박한 내용이 많았다.


16일 전국택배노동조합은 이날 오후 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 1번 출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파트 단지 앞 배송을 중단하고 정상 배송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14일 아파트 측이 대화를 거부한다며 세대별 배송을 중단한다고 밝힌 지 이틀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입장을 선회하게 된 건 조합원에 대한 입주민의 비난, 항의, 조롱 세례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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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측이 공개한 익명의 입주민 문자 메시지에는 "이후 택배 못 받은 것에 대한 피해 손해 발생을 측정해 청구하겠다", "다른 택배사 기사들은 저상차량을 잘 이용하는데 왜 좋은 기사들을 끌어들여 피해를 주냐", "참 못됐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한 주민은 "노조에 제 번호 알린 것, 개인정보 유출로 신고하겠다"며 문앞 배송을 강요하기도 했다. 단지 앞 배송에 반송 세례로 맞받은 주민도 있다.


노조 측은 이에 "경찰과 관할 지자체에 수백건의 민원이 접수되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고 분노스러운 상황"이라면서 "국민 여러분께서 아파트 갑질문제 해결을 위해 끝까지 힘 모아주시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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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조 측은 배송을 재개하는 대신 갑질문제 해결을 위해 농성장을 설치하고 매일 밤 촛불집회를 진행할 방침이다.


또 택배사들에 대해서는 "즉시 해당 아파트를 배송 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구체적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택배노조는 향후 투쟁 방법을 결정하기 위해 18일 긴급 중앙집행위원회와 25일 대의원대회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