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차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위급한 상황에서 구급차가 '골든타임'을 확보하려면 시민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이를 강화하기 위해 법이 개정됐어도 구급차 이송 방해 논란은 여전히 빈번하다.
14일 쿠키뉴스는 응급 환자가 타고 있는 구급차를 택시가 가로막은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 소방서는 지난 10일 오후 10시 서울 서대문구의 주택가 좁은 골목에서 호흡 곤란을 호소하는 응급 환자가 타고 있던 구급차를 택시가 가로막았다고 전했다.
당시 구급 대원들은 "차를 조금만 움직여달라. 사람 목숨이 달린 일"이라고 택시 기사에게 부탁했지만, 이 과정에서 기분이 상한 택시 기사와 몇 분간 실랑이가 일었다고 말했다.
영상에 따르면 현장에서 택시 기사는 "어린 것들이 왜 싸가지 없이 말을 하느냐"라고 화를 내며 언성을 높였다.
"지나갈 공간이 충분치 않다"라고 재차 요구하는 구급 대원들에게 "여기서 어떻게 더 하느냐. 말을 왜 기분 나쁘게 하느냐"고 언쟁을 지속했다.
YouTube '쿠키뉴스'
함께 있던 응급환자의 가족 A씨는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택시 기사는 '비켜달라고 할 거면 공손하게 말하라'라고 소리를 질렀다"라며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경찰에 택시 기사를 고소한 상태라고 알려진 A씨는 "이런 사람이 처벌받지 않으면 다른 응급환자들이 같은 일을 겪을까 걱정된다"고 호소했다.
택시 기사는 "언덕길이라 후진이 어려웠고 차를 뺄 공간도 마땅치 않았다"며 "차를 빼려고 하는데 구급 대원이 계속 시비조로 이야기해 화가 났다"고 전하며 구급차를 일부러 막거나 지체시킨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구급 대원이 "사람 목숨이 중요하지 않느냐. 경찰 부를까요"라고 말한 대목에서 본인을 비인간적인 사람으로 몰아가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빴다고 밝혔다.
소방서 관계자는 "일상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일 중 하나"라며 악의적인 방해가 아니기에 문제 삼지 않겠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6월 서울 강동구에서는 택시 기사가 사설 구급차를 고의로 가로막아 환자 이송이 지체돼 환자가 사망한 사건 이후, 구급차의 이송을 방해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처벌이 강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