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만약 결혼까지 생각한 내 연인이 '탈모'를 앓아 매일 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걸 숨겨왔다면 어떨까.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배신감이나 허탈감이 밀려드는 건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 남친이 몰래 탈모약을 먹는다는 걸 알게 됐는데도 따지기보다는 '대인배' 면모를 보인 여성이 있다.
지난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자친구한테 탈모약을 들켰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사연에 따르면 이제 어느덧 20대 후반이 된 글쓴이 A씨는 요즘 탈모를 앓고 있다.
다행히 초기에 발견해서 심각할 정도의 상태는 아니었지만 매일 꾸준히 약을 복용해야 했다. 자신의 머리가 벗겨질 수 있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던 그는 여친에게 이를 알리지 않았다. 철저히 비밀로 했다.
어느 날 생각지 못한 일을 맞닥뜨리기 전까지는.
여친이 A씨 가방 안에 있던 탈모약을 발견한 것. 친오빠가 먹는 약과 똑같아 바로 눈치챘다고 한다.
생각지도 못하게 치부(?)를 들킨 그는 부끄러움과 미안한 마음에 제대로 변명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침울해 있는 A씨를 향해 여친은 "요즘은 20대 초반도 걸린다더라. 이런 걸로 안 헤어진다. 이 나이에 새로운 사람 찾는 것도 일이다"라며 뜻밖의 말을 했다.
나아가 "차라리 빡빡 깎고 다녀보는 건 어떠냐"며 조언을 해주기까지 했다.
탈모에 걸린 사실을 숨겨온 남친에게 화를 내기보다는 감싸주고 이해해준 것이다.
사연 속 여친의 대인배 같은 태도에 사람들은 감탄했다.
탈모는 평생 관리해야 할 뿐 아니라 유전 가능성이 큰데도 이를 이해해준 여친이 대단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결혼한 이후에 들킨 것보다는 지금 들킨 게 낫다. 결혼한다면 여친에게 평생 고마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