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1천만원으로 시작했는데 반년 만에 '20억원' 벌었어요"
요즘 온라인 커뮤니티 곳곳에서는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한 가상화폐 수익률 자랑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저마다 "얼마를 투자했는데 벌써 '거액'을 벌었어요"라는 레퍼토리로 수익을 자랑한다.
천편일률적이고 일종의 클리셰스러운 자랑글인지라 댓글에는 "주작 아니냐"라는 반응도 나온다.
그런데 지난 1년 동안의 주요 가상화폐 상승률 차트를 보면 요즘 올라오는 인증글이 '주작(做作)'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최대 수익률이 2만 퍼센트를 넘기 때문이다. 상승률 2만 퍼센트(20,000%)는 약 200배 상승했다는 뜻이다.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코인 동향' 섹션에 게재된 기간별 상승률 차트를 보면 가상화폐의 1년간 상승률을 한눈에 볼 수 있다.
1년간 상승률 1위 가상화폐는 '쎄타퓨엘'이다. 1년 상승률이 무려 24,611.54%다. 약 247배 올랐다. 오늘(5일) 오후 1시 50분 기준 512원인 쎄타퓨엘은 지난해 같은 날 약 2.08원이었다.
그다음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가상화폐는 쎄타토큰. 쎄타퓨엘의 형님 격의 알트 코인이다.
상승률은 15,509.01%로 아우보다 낮지만 시가총액이 훨씬 커 진짜 돈 많은 이들은 쎄타퓨엘보다는 쎄타토근으로 돈을 '복사' 했다고 한다. 15,130원인 이 쎄타토큰은 지난해 같은 날 약 97.7원이었다.
이외에도 앵커, 메디블록이 1만% 넘는 상승률을 보였고 그외 48개의 가상화폐가 1천%가 넘는 상승률을 보여줬다. 목돈 1천만원만 투자했어도 1억이 넘는 돈을 출금할 수 있는 상승률이다.
나머지 코인들도 수백%가 넘는 수익을 거뜬히 거두고 있다. 1년 상승률이 유일하게 100%가 되지 않는 비트코인에스브이라는 코인조차 사실은 비트코인을 소유했다면 '공짜'로 주는 코인이었음을 고려하면 "존버가 결국 답"이라는 말을 실감케 한다.
하지만 실질적인 상승률과 거듭되는 수익 인증글에도 우려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는다. 가상화폐의 실체에 대한 의문부호가 여전히 붙는다.
한 투자자는 "1년 상승률 약 4천%인 메이저 알트 코인 에이다 카르다노의 시가총액이 약 42조 6천억원인데 실질적 결과물이 있는 국내 바이오 기업 셀트리온(41조 7천억원)보다 시총이 높다"라면서 "실물이 있는 기업의 주식도 쉽게 붕괴하는데 실물이 없는 가상화폐는 더 크게 폭락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또한 일종의 '세력' 역할을 하는 가상화폐 거래소가 빈번하게 시세조작을 하고, 매집 후 통정거래를 통해 큰 폭으로 상승시킨 뒤 물량을 떠넘기는 형태가 주식 세계에서보다 더 쉽게 보이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업비트 내 페이코인이 195원에서 시작해 하루만에 2,600% 상승해 5,310원을 찍은 뒤 일주일도 안돼 약 6분의 1 수준인 1,080원까지 떨어진 걸 잊지 말아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