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니 내일 저녁에 뭐하노"
짝사랑하는 경상도 남자에게서 이 말을 들은 여자는 제대로 대꾸도 하지 못하고 집에 들어와 우울해했다.
얼핏 데이트 신청으로 느껴지기도 하는 저 말이 왜 여자의 기분을 그토록 상하게 했을까.
이는 바로 남자가 여자를 부를 때 쓴 '니'라는 호칭 때문이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고민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짝사랑하고 있는 남자 동기가 자신을 '니'라고 호칭하는 것을 두고 기분이 나빴다고 토로했다.
'누구야~' 하고 다정하게 이름을 부르는 대신 '니'라고 부르는 게 왠지 모르게 거슬렸던 것.
A씨는 "처음엔 이름으로 불러주더니 어느 순간부터 '니'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나를 이성으로 느끼지 않는 건지 궁금하다"라며 조언을 구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 중 일부는 A씨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며, '니'라고 하면 시비를 거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왠지 공격적으로 들린다거나 남자들끼리 거칠게 막 부르는 호칭같이 느껴진다는 반응들도 있었다.
다만 상당수는 A씨가 과민반응을 한 것이라 입을 모았다. '니'라는 호칭은 경상도 출신 사람들이 상대를 부를 때 아주 일상적으로 쓰는 지시관형사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름을 부르거나 '너'라고 부르면 낯간지럽고 어색하다는 경상도 남성들이 대부분이다.
사연 속 남성도 A씨에게 친근함의 표시로 '니'라고 부른 것일 뿐, 선을 긋거나 막 부르는 의도는 아닐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한 누리꾼은 "경상도에서는 오히려 이름만 부르면 상대와 친하지 않다는 뜻이다. 보통 친해지면 '니'라고 부르거나 성까지 붙여서 말한다. 낙심하지 마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