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23년 전 대구 여대생 성폭행 사망 사건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이관용 부장판사)는 숨진 피해자 정 모 씨의 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당시 의문점에 대해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결국 이 사건은 경찰이 사건 발생 직후 교통사고로 성급히 판단해 현장 증거를 수집하지 않고 증거물 감정을 지연하는 등 부실하게 초동 수사를 했다. 이는 경찰 직무상 의무를 위반해 이법"이라면서 "국가는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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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부모에게 각각 2,000만 원, 형제 3명에게 각각 500만 원, 총 5,5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사고가 발생한 1998년 10월 17일부터 계산되는 지연 이자 5%를 더하면 유족들에게 지급되는 배상금은 1억 3,000만 원가량이다.

한편 정씨는 1998년 10월 대구 달서구 구마고속도로에서 25t 덤프트럭에 치여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사고 현장과 30m 떨어진 곳에서 정씨의 속옷이 발견됐고 남성의 체액이 검출돼 성폭행 범죄가 의심되는 상황이었지만 경찰은 단순 교통사고로 처리했다.

성폭행범 A씨 / MBC '뉴스데스크'

하지만 15년 뒤인 2013년 유전자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된 후 성매매 혐의로 체포된 스리랑카인 A씨의 DNA가 정씨의 속옷에서 발견된 DNA와 일치한다는 감정 결과가 나왔다.

검찰은 A씨를 공소시효가 지난 성폭행 혐의 대신 특수강도강간 혐의로 기소했지만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무죄 판결이 나왔다.

이에 유족들은 수사기관의 부실 수사를 지적하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