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답변을 거부하겠습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여성만을 위한 정책을 준비한 게 있느냐는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유권자들 사이에서 "표를 사기 위해 정의와 신념을 잠깐 굽혀도 될 텐데, 그러지 않는 모습이 새롭게 느껴진다"라는 반응이 나온다.
최근 서울시장 보궐선거 대응을 위한 청년활동가 네트워크는 서울시장 후보자 6명에게 정책에 대해 질의한 뒤 받은 답변 내용을 공개했다.
이들이 질의한 내용 중에는 '여성 정책'도 포함돼 있었다.
여성의 안전 관련 정책, 20대 여성의 극단적 선택 증가 원인과 해법, 디지털 성범죄 해결 방안 등에 대한 질문이었다.
박영선, 신지혜, 오태양, 송명숙, 신지예 후보가 저마다 각자의 정책을 강조했지만 오세훈 후보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넓은 답변칸은 '답변 거부'라는 단어로만 채워져 있을 뿐이었다.
어찌 된 이유 때문일까. 아예 오 후보에게 여성과 관련한 정책이 없는 걸까.
답변 거부 이유는 이준석 국민의힘 뉴미디어본부장을 통해 파악할 수 있었다. 이 본부장은 "답정너에게 답하지 않겠다. 안전, 극단적 선택,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남녀 구분이 필요한 게 뭐가 있느냐"라면서 "제발 시대착오적인 페미니즘을 강요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후보에게는 여성도 포함되는 안전·치안 강화 정책이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오 후보는 원룸촌 폐쇄회로(CC)TV 설치 및 안전시설 확보 정책을 내놓았고, 이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이러한 점 때문에 유권자들은 "무분별한 남녀갈등을 유발하는 질문에 일부러 답변하지 않은 것 같다"라는 반응이 나온다.
표를 얻기 위해 '여성만을 위한' 정책에 골몰하기보다는 다수의 모든 시민을 위한 정책을 고민하는 모습에 진정성이 느껴진다는 반응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