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바닥에 돈이 떨어졌는데, 아무도 줍지 않았어요"

수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가장 놀라는 일 중 한 가지가 있다. 공공장소에서 휴대폰이나 노트북, 지갑 등 귀중품을 두고 화장실에 다녀와도 잃어버리는 경우가 극소수라는 점이다.

심지어 한국인들은 카페의 좋은 자리를 맡기 위해 눈을 반짝이며 지갑을 던져두기도 한다. 이는 외국에선 상상도 못할 일이다.

오늘(30일) 오전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에는 "지하철 바닥에 돈이 떨어졌는데, 아무도 안 주워 가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

글쓴이 A씨는 직접 촬영한 듯한 한 장의 사진을 게시하며 "지하철 바닥에 소액으로 추정되는 몇 천 원이 떨어졌는데 아무도 안 가져가네요"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저 앞자리는 몇 번이나 바뀌었고, 서 있는 사람도 몇 번이나 바뀌었는데 아무도 안 주워가네요. 이래서 한국 카페에서 가방 놔두고 어디 잠깐 다녀와도 아무렇지 않은가 봐요"라고 덧붙였다.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보는 눈이 많아서", "신고하면 점유물 이탈 횡령죄...","몇 천 원 주웠다가 경찰서 갈 수도 있잖아요"라는 반응을 보였고, "엄복동의 후예라서 자전거였으면 주워갔을 건데요"라며 재치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누군가는 "바닥에 5천 원짜리 2장이 떨어져 있길래 주우려다가 심장이 벌렁거려서 좀 떨어진 곳에서 누가 주워가는지 지켜봤다. 젊은 커플 중 여자가 웃으며 주우니 남자는 왜 줍냐며 싸우더라. 맛있는 거 사 먹었으려나..."라며 본인의 또 다른 경험을 떠올리기도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국인들의 모범적인 시민의식은 훈훈한 이야기를 만들 뿐만 아니라 생활도 편리하게 해준다.

예를 들어, 받아야 할 택배가 있지만 부재 중일 경우 "그냥 문 앞에 두고 가세요"라고 하는 일이 많다. 그럼에도 분실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남에 것을 훔치지 않는다는 한국인들의 암묵적 국룰(?)이자 신뢰가 쌓여 가능한 일이다.

한편, 유실물, 표류물, 매장물 등 기타 타인의 지배 아래 두고 있는 물건이 이탈한 경우 그것을 불법으로 차지하면 '점유물 이탈 횡령죄'에 저촉된다.

해당 물건을 불법으로 차지해 가지게 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 및 과료에 처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