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재유 기자 = 대구시가 그간 남성 공무원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직장 내 남녀평등 문화에 앞장서기 위해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다.
30일 대구시는 오는 4월 1일부터 남성은 숙직, 여성은 일직근무라는 오랜 관행을 깨고 시청 본관 및 별관의 일·숙직 당직근무를 남·여 통합 편성해 운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양성평등의 공직문화 조성을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시에 따르면 시청에 근무하는 여성 직원의 비율이 최근 5년 간 8% 정도 증가하면서 남성 직원의 숙직주기가 그만큼 짧아졌다.
이에 불만을 품은 한 대구시 소속 남성 공무원은 지난해 12월 인권위에 "남성공무원만 숙직을 전담하도록 해 대구시청 본관 당직 근무에는 여성공무원은 7~8개월, 남성공무원은 1.5~2개월 만에 당직을 하게 된다"며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후 대구시는 여성 공무원 수가 늘어나는 만큼 인권위 조사와 별도로 내부 여론수렴 등을 거쳐 여성도 숙직 근무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대구시는 지난해 12월 직원들을 대상으로 남·여 통합 당직근무 시행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찬성 78.3%, 반대 17.9%로 통합당직 시행이 사실상 확정됐다.
그동안 야간 안전문제 등의 이유로 여성 직원들의 숙직이 시행되지 않았지만 막상 조사를 해보니 양성평등 실현, 당직주기 불균등 해소 등 찬성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시는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4월 1일부터 남·여 구분 없이 일·숙직 통합운영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3.5개월, 별관은 7개월로 남성 직원의 당직주기가 상대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시는 곧 맞이할 변화에 대비해 본관, 별관의 당직실을 온돌마루식으로 리모델링하고 여성당직자 휴게실을 새롭게 조성했다. 이와 더불어 당직실 및 여성근무자 휴게실에 경찰연계 비상벨을 설치하는 등 안전대책을 철저히 마련했다.
차혁관 대구시 자치행정국장은 "일부 여성 공무원들의 숙직근무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해소하고 남·여 통합당직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무리했다"면서 "당직근무를 통한 대시민 행정서비스를 차질 없이 제공하고 앞으로도 양성평등 문화 확립을 선도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는 육아 공무원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만 3세 이하 자녀를 둔 공무원은 희망자에 한해서는 당직근무 편성을 제외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