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재유 기자 = "명품이 뭐가 좋냐. 퀄리티는 어차피 보세나 명품이나 거기서 거긴데. 난 보세가 더 좋더라"
주변에 꼭 이렇게 말하는 친구가 한 명씩 있다.
이런 친구들은 고급 프렌치 레스토랑보다도 파스타 체인점을 선호하고 호텔보단 게스트하우스 혹은 모텔이 더 좋다고 한다.
언뜻 보면 허세 없고 뚝심 있는 겸손한 발언처럼 들린다.
그러나 이런 친구들은 사실 '르상티망'에 사로잡혀 있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르상티망이란 강자에 대한 약자의 시기, 분노, 원망, 복수심 등을 뜻하는 말이다.
철학자 니체는 "르상티망에 사로 잡힌 이들은 열등감을 노력이나 도전으로 해소하려 하지 않고 열등감의 원천인 '강한 타자'를 부정하며 자신을 긍정하려 한다"고 말했다.
결국 명품보다 보세, 고급 레스토랑보다 체인점, 호텔보다 모텔, 이렇게 말하는 데에는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누리는 이들에 대한 시기심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솝우화 속 '여우와 신 포도' 이야기가 이 르상티망을 아주 쉽게 설명해준다.
'여우와 신 포도' 이야기는 먹음직스러운 포도를 발견한 여우가 도저히 따먹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이자 "저 포도는 신 포도가 분명해. 먹지 못하는 음식이야"라고 치부하며 포도 따먹기를 포기한다는 이야기다.
물론 정말 명품보다 보세를 선호할 수도 있다. 체인점 음식이 입에 더 맞을 수도 있고 모텔이 더 편안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취향이 어떻든 간에 명품을 사고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친구를 깎아 내리는 건 좋지 않다는 게 다수의 공통된 생각이다.
누리꾼들은 니체가 지적한 것과 같이 속상한 마음을 남을 향한 시기나 질투로 받아들이기 보단 내가 원하는 걸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는 방향이 본인에게도 더 유익할 거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