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개밥 주려고 끓인 거에요"
다른 손님이 먹다 남긴 음식을 재사용하려다 들킨 식당 이모는 황당한 변명을 늘어놨다.
지난 17일 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부산신항 쪽에 음식물 쓰레기로 장사하는 곳을 알립니다"라는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A씨는 추레라 장거리 기사로, 지난주 목요일(11일) 저녁 한 식당에서 '음식 재사용'이 의심되는 장면을 목격했다.
이날 친구와 함께 식당을 찾은 A씨는 동태탕 두 그릇과 제육볶음을 주문했다.
마침 주방이 보이는 자리에 앉은 그는 "이 집은 장사를 어떻게 하나" 싶은 생각에 조리 과정을 유심히 봤다고 한다.
그는 "요즘 음식 재탕이 시끄러워서 주방 조리 모습을 봤는데 두부며 채소며 락앤락통에 깔끔하게 보관하더라. 그래서 이 집은 음식을 깔끔하게 하는구나, 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수상한 장면은 A씨 일행이 동태탕에 '곤이'를 추가한 뒤 포착됐다.
추가 주문을 받고 주방에 들어간 식당 이모가 2인용 냄비에서 뭔가를 꺼내더니 큰 냄비에 넣고 끓이기 시작한 것.
A씨는 "곤이를 2인용 냄비에 보관하다가 넣어서 끓이는 것으로 생각해 찝찝하긴 한데 확실하지 않으니 아무 말도 안 했다"고 말했다.
이윽고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A씨는 음식을 먹으면서도 영 찝찝한 마음에 식당 이모의 행동을 유심히 지켜봤다.
옆 테이블 일행이 식사를 마치고 자리를 뜨자, 식당 이모는 이들이 먹고 난 2인용 냄비를 주방으로 가져갔다.
A씨는 "그 이모가 주방에서 뭘 하는지 계속 쳐다보는데 두 명이 먹고 간 그 냄비에 들어 있던 남은 음식을 저희에게 덜어 줬던 큰 냄비에 다 넣어버리더라"라고 말했다.
심지어 식당 이모는 그 냄비에 육수까지 추가로 붓고 끓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음식 재사용이 의심되는 모습에 A씨는 "음식 재탕하는 거냐"고 소리를 지르며 따졌다.
그러자 식당 이모는 "개밥 주려고 끓인 거다"라며 황당한 답변을 했다.
A씨가 재차 "남이 먹다 남은 걸 준 게 아니냐"고 따지자 식당 이모는 "개에게 주려고 한 것"이라고 거듭 말하며 "나는 사장이 아니고 일용직 알바"라고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음날 A씨는 해당 식당의 사장과 통화해 직원이 전날 음식을 재사용했다고 알렸고, 사장도 사실관계 확인 후 '음식 재탕'을 인정했다.
A씨는 사장에게 해결책을 물어봤지만 사장은 "이런 일은 처음이고 제가 가게에 없을 때 일어난 일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심지어 음식을 재사용한 식당 이모는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약값으로 20만 원을 줄 테니 넘어가자"고 말했다고.
A씨는 "그 며칠 뒤 통화에서 곤이가 냉동이어서 녹이는 데 시간이 걸려 남이 먹다 남은 걸 넣었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상한 음식은 아니지 않느냐, 팔팔 끓여 주지 않았느냐며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계속했다"고 전했다.
그는 "코로나 시국에 메인 음식을, 그것도 남이 먹다 남겨 버려야 하는 음식 쓰레기를 먹은 게 너무 화가 난다"며 해당 식당을 구청에 신고한 상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