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유전자가 99.99% 일치해 친자관계에 해당합니다"
굴착기를 구경하겠다며 집을 나선 6살 아들이 30여 년 만에 어머니와 극적으로 상봉했다. 상봉 순간 엄마는 기쁨과 반가움, 그리고 미안함에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지난 15일 전북 완주경찰서는 최근 어머니 A(58)씨가 한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31년 전 잃어버린 아들(36) B씨와 유전자 검사를 통해 만났다고 밝혔다.
아들은 1990년 7월쯤 동네 어귀에 나타난 굴착기를 구경하겠다며 집을 나선 뒤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어머니 A씨는 아들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사라진 아들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
오래전 사건이었고 단서도 너무 열악했지만 A씨는 다시 한번 아들을 찾기 위해 완주경찰을 찾아 실종신고를 했다.
경찰은 실종아동 전문기관에 A씨의 유전자 대조를 의뢰했다.
영원히 못 찾을 줄 알았던 아들, 놀랍게도 그 후 지난 1월 29일 아들의 소식이 들려왔다.
실종아동전문기관으로부터 가족으로 추정되는 유사한 유전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은 것이다.
경찰은 다시 A씨의 유전자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냈고 지난 2월 25일 '유전자가 99.99% 일치해 친자관계에 해당한다'라는 통보를 받았다.
A씨는 경찰의 도움을 받아 최근 충남 논산의 한 장애인 복지시설에 있던 아들을 만났다. 지적장애를 가진 아들은 부모와 헤어진 뒤 오랜 기간 이 시설에서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31년간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들을 마음속에 품어왔는데, 경찰 덕분에 다시 만날 수 있게 돼 꿈만 같다"며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권현주 완주경찰서장은 "앞으로도 장기 실종자 발견을 위한 기관 간 협력을 강화하겠다"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적극적인 업무처리로 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치안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