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성동권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퇴직한 직원들에게 노골적으로 일감 몰아주기를 한 정황이 포착됐다.
지난 9일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LH로부터 받은 '건축설계공모 및 건설관리 용역 사업 수주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LH에서 수의계약을 따낸 건축사사무소 상위 20개사 중 11개사가 LH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LH가 지난 한 해 체결한 수의계약은 2252억원 규모인데 이중 11개의 사업체가 체결한 금액이 전체의 42.1%에 해당하는 948억 8531만원에 달했다.
173억 원을 따내 수주액 1위를 차지한 건축사무소는 부사장이 LH 출신이었으며 156억 원으로 2위를 차지한 건축사무소는 공동대표 3명이 모두 LH 출신이었다.
2019년 9월 LH는 경기도 남양주시에 1만 7천 제곱미터 땅에 행복주택 등 400여 세대를 짓는 규모의 공공주택 설계를 공모했다.
이 설계는 설립된 지 1년밖에 안 된 서울 강남의 한 건축사무소가 따냈는데 대표가 2015년 LH 고위직 임원인 공공주택본부장을 지낸 사람이었다.
해당 건축사무소는 설립 첫해 매출 4억 원에 불과했지만, 이후 급성장해 지난해 LH에서만 65억 원이 넘는 계약을 따냈다.
이 같은 상황에 건축설계 업계에서는 LH 고위직들에 대한 전관 특혜가 만연해 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전관예우 논란에 대해 LH는 "국가계약법에서 정하고 있는 수의계약 규정을 준수하며 공사 등 모든 용역 사업에 대한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특정 업체 수주 사유를 밝힐 수 없다"라고 답했다.
한편 LH는 내부 정보를 통해 직원들이 신도시 땅을 투기했다는 의혹이 일며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H 직원 토지 투기에 국민들이 분노했다"라며 "확실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