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재유 기자 = 한 군인이 지붕 위로 불길이 치솟는 거센 화염 속에서 맨손으로 창살을 뜯는 등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지난 9일 KBS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새벽 10여 가구가 사는 청주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화재가 났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잠들어 있던 새벽 시간대였던 데다 지붕 위까지 거센 불길이 치솟았던 큰 불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모두가 무사히 구조될 수 있었던 데에는 한 젊은 남성의 적극적인 구조 덕분이었다. 주인공은 바로 김도현 육군 상병.
김 상병은 지하 단칸방에서 화염 속에 갇혀 있던 모녀의 구조 신호를 듣고는 주저 없이 맨손으로 방범창을 뜯어 두 사람을 탈출시켰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건물 안에 있던 LPG 가스 폭발 등 2차 피해를 우려해 주민 10여 명을 큰 길가로 대피시켰다.
KBS와의 인터뷰에서 김 상병은 "옆 건물에서 3~4회 정도의 폭발음이 났고, (모녀가) 쇠창살을 두드리면서 '살려주세요'라는 말을 계속 외치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상병이 모녀를 구출하고 있는 사이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20여 분만에 불을 진화했다.
김 상병은 "화재 속에서 위험에 빠진 주민분들을 지키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한편 경찰은 한 주민이 술을 마신 뒤 취한 상태로 불을 지른 것 같다는 목격자의 진술을 토대로 방화 범죄를 의심, 자세한 사항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