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재유 기자 = 인터넷 쇼핑을 해본 한국 여성이라면 한번 쯤은 사이즈가 작아 반품을 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가끔은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작아 아동복을 잘못 주문했나 싶을 때도 있다.
본인이 생각했던 사이즈보다 훨씬 큰 사이즈를 해야 몸에 맞을 때 '내가 너무 뚱뚱한건가' 싶을 수도 있지만 그게 아니라 사실 한국의 사이즈 측정이 잘못된 것이라는 증거가 등장했다.
지난 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점점 더 미쳐가는 한국 인터넷 쇼핑몰 옷 사이즈"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게재됐다.
해당 게시물에는 국내 인터넷 쇼핑몰 1위라는 모 쇼핑몰 여자 바지 사이즈 차트와 미국 여성복 표준 사이즈 차트를 비교한 내용이 담겼다.
국내 쇼핑몰 바지 사이즈 차트를 보면 가장 작은 사이즈인 XS의 허리 단면이 29.5cm로 나와있다. 이 길이를 두 배로 하면 대략 허리 둘레가 되는데 그렇게 되면 XS 사이즈의 허리 둘레가 59cm인 셈이다.
같은 방식으로 허리 둘레를 계산해보면 S 사이즈는 60cm, M 사이즈는 62cm, L 사이즈는 64cm, XL 사이즈는 67cm, XXL 사이즈는 70cm 이다.
반면 미국 여성복 사이즈 차트를 보면 미국 XS 사이즈 허리 둘레가 61-64cm, S 사이즈가 66-69cm, m사이즈가 71-76cm, L사이즈가 79-84cm 이다.
결국 미국에서는 S 사이즈가 한국에선 XXL인 것이다. 무려 세 사이즈나 차이가 난다.
많은 누리꾼들은 이 게시물에 공감하며 한국의 비정상적으로 작은 사이즈에 혼란스럽다고 토로했다.
한 누리꾼은 "자라나 H&M과 같은 SPA브랜드 쇼핑을 할 때면 S를 입는데도 한국 브랜드만 가면 S는 커녕 M도 맞지 않을 때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또 다른 누리꾼은 "나도 미국에서 오래 살다왔는데 미국에선 항상 S 입다가 한국와서는 인터넷 쇼핑물에서 사면 거의 L만 입는다"고 말했다.
다수의 누리꾼들은 미국의 S 사이즈가 한국의 XXL 사이즈인건 단순히 사이즈의 문제가 아니라며 마른 몸을 기준 삼아 사이즈를 측정하니 정상 체중인 사람도 XL, XXL를 입게 돼 자신이 너무 뚱뚱하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과거 강남세브란스병원이 20~30대 여성 700여 명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4명(41%)이 정상 체중임에도 자신이 뚱뚱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들 3명 중 2명은 건강이 목적이 아닌 외모를 위해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이 뚱뚱하다고 느끼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우울감을 느낄 위험이 1.8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