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1단 인증모델(QM) 추진기관 종합연소시험을 진행하는 모습 / 뉴스1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지난달 돌연 한국형 발사체(누리호·KSLV-Ⅱ)의 발사 계획이 미뤄진 배경엔 불량 부품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불량품은 롯데그룹 계열사가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해당 부품을 다른 중견기업에 맡겨 불량률을 개선했다.

7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과기부는 지난해 9월~11월 누리호 발사계획에 대한 종합 점검을 한 결과 부품 문제가 드러나 국가우주위원회를 열고 발사 계획을 연기했다.

문제가 된 부품은 크게 두 가지다. 누리호 최하단(1단 로켓)과 2단 로켓을 연결하는 부품인 전방동체, 로켓의 몸체와 엔진을 연결하는 후방동체였다.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인증모델의 1단 추진기관 2차 연소시험이 진행돼 불꽃과 연기가 발생하고 있다. / 뉴스1

전방동체는 소재기업인 데크항공이 제조했다. 데크항공은 롯데케미칼이 지분 100%를 보유한 롯데그룹 계열사다.

직경이 3.5m에 이르는 1단 로켓과 직경이 2.6m인 2단 로켓을 연결하려면 전방동체의 순도가 중요하다.

그런데 데크항공이 제조한 부품은 내부에 불순물이 많아 누리호의 하중을 견디기 어렵고 내구성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업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매체에 "워낙 정밀한 작업이다 보니 제작과정에서 어느 정도 불량률이 나올 수는 있으나 데크항공의 불량률은 감당이 안 될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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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결국 해당 부품 제조사를 한국화이바로 교체했다. 공급업체를 교체한 지 2개월 뒤인 지난달 25일 누리호는 100초간 연소시험에 성공했다.

항우연은 "규정에 따라 데크항공에 지체상금(遲滯償金·계약상 의무 불이행 시 부담하는 비용)을 부과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계약금이나 지체상금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테크항공은 누리호의 다른 부품 제조도 맡고 있다. 누리호 2단 로켓의 후방동체와 1단·2단·3단 로켓의 케이블 덮개, 그리고 일부 패널 등이다.

다만 데크항공이 납품하는 부품 중 전방동체를 제외한 다른 부품은 품질에 큰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