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아저씨 이거 계산해주세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는 계산대에 '콘돔'을 내려놨다. 편의점 알바생은 당돌한(?) 아이의 모습에 한참 동안 고민에 빠졌다.
지난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콘돔을 사러 온 초등학생을 봤다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에 따르면 작성자 A씨는 여느 날처럼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중이었다. 그러던 중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소녀가 매장에 들어왔다.
아이는 과자와 음료수 몇 개를 집더니 누군가와 통화를 하며 편의점 곳곳을 배회했다. 그러다 콘돔 앞에 멈춰 초박형 콘돔을 챙겨 계산대로 가져왔다.
아이의 행동은 A씨를 당황하게 했다. A씨는 계산해줘야 하나 말아야하나 생각할 겨를도 없을 만큼 머리가 굳어버렸다.
더 놀라운 점은 아이와 통화하던 상대의 정체다. 계산대에 올려둔 아이의 휴대전화에는 '엄마'라는 글자가 떡하니 적혀있었다.
어쩔 수 없이 계산은 해줬지만, 해당 사건은 이날 종일 A씨의 머릿속에 맴돌았다.
진짜 엄마가 쓰려고 시킨 거라면 괜찮지만, 혹여나 '성착취'를 당하는 거는 아닌지 걱정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어떤 생각을 해도 제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한참을 고민해도 뾰족한 답이 서질 않는다"라고 호소했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절대 팔아서는 안 된다"는 쪽과 "법적으로 문제 없으니 팔아도 된다"는 쪽으로 나뉘었다.
먼저 '절대 안 된다'고 주장한 이들은 "성적 착취를 당하는 거일 수도 있는데, 그냥 무작정 팔아서는 안 된다", "진짜 엄마라면 그런 식으로 성교육하지 않을 테니 팔아서는 안 된다"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상관없다'고 답한 이들은 "미성년자가 콘돔을 사는 건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라면서 "요즘 성관계 나이가 빨라졌다. 콘돔을 못 사면 그게 더 문제다"라고 답했다.
한편 지난 2019년 질병관리청(당시 질병관리본부)이 발표한 '청소년 건강행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의 '첫 경험' 평균 연령은 만 13.6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청소년들의 피임 실천율은 절반 수준인 59.3%로 조사돼 올바른 성교육의 필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