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신도시 예정지에 대규모 투기를 한 의혹이 제기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자체 윤리·청렴도 평가에서 매년 우수한 성적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가 적발된 사례 역시 최근 10년간 한 건도 없었다. 반면 외부 기관의 청렴도 평가에서는 '최하위'를 받아 내부견제시스템과 내부평가가 느슨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LH가 발간한 '2019~2020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LH가 자체 평가한 윤리경영지수는 최근 3년간 매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LH는 윤리·청렴 경영, 내부소통, 내부통제, 투명성, 고객 만족, 지속 가능 경영 등 총 7개 영역을 종합해 지수를 측정하는데, 2017년 72.4점, 2018년 77.8점, 2019년 79.2점으로 줄곧 상승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조사하는 청렴도 평가에서도 내부직원들의 안이한 청렴 의식은 고스란히 드러난다.
권익위는 해당 공공기관과 직접 업무 경험이 있는 국민을 대상으로 설문해 외부 청렴도를, 현재 해당 공공기관 근무자를 대상으로 내부 청렴도를 측정하는데, LH 측은 내부 평가에서 2018년과 2020년 2등급(우수)을 받았고, 2017년과 2019년도 3등급(보통)으로 셀프 평가를 내렸다.
반면 외부 청렴도 평가에서는 최근 4년 내리 사실상 낙제점인 4등급(미흡)을 받았다.
LH는 그간 고위직인 2급 본부장까지 합세해 10여명이 신도시 투기에 나서는가 하면 현직 직원이 '토지 경매 1타 강사(매출 1위 강사)'로 영리 활동을 벌인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더구나 토지 경매 1타 강사라는 직원은 5개월 과정 수강료료 23만원 안팎의 수입도 받고 있었다. LH는 사규에 업무 외 다른 영리활동 등의 겸직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김남근 참여연대 정책위원은 "최근 땅 투기 문제를 크게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거나 법 위반 행위란 생각이 없이 한 것이 아닌가"라며 "(LH) 내부의 부패방지 시스템을 만들고 청렴 서약을 받고 그런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