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9일(화)

"우리 죽지 맙시다" 故 변희수 하사가 숙명여대 '트렌스젠더' 합격생에게 쓴 편지

인사이트변희수 전 하사 / 뉴스1


[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군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받아 강제 전역 처분을 받은 변희수 전 육군 하사.


전역 이후에도 그는 전역처분 취소를 위한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성 소수자들이 겪는 고충을 사회에 알려왔다. 하지만 그는 군으로 돌아가겠다는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지난 3일 숨진 채 발견됐다.


이런 가운데 변 전 하사가 숙명여대 법대에 합격했지만 트렌스젠더라는 발발이 심해지자 입학을 포기한 A씨와 주고받았던 편지가 재조명되고 있다.


앞서 A씨는 2019년 10월 법원에서 성별 정정을 허가받고 당당하게 숙명여대에 지원했다. 이후 숙명여대 2020학년도 입학전형에서 법과대학에 최종합격했다.


인사이트변희수 전 하사 / 뉴스1


하지만 A씨는 트랜스젠더도 당당히 여대에 지원하고 합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각오를 지키지 못하고 입학을 포기했다. 학내 반발이 심해지자 자진해 포기한 것.


이런 그에게 22살 동갑내기 트렌스젠더 변 전 하사는 위로하는 연대의 편지를 보냈다.


지난해 3월 한겨례 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변 전 하사는 "우리 모두 서로 힘내도록 합니다. 죽지 맙시다. 물론 저조차도 어려운 말이라는 걸 알지만, 죽기에는 우리 둘다 너무 어리잖아요?"라며 A씨를 위로했다.


죽을 만큼 힘든 상황이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며 세상을 바꿔가자고 하던 그는 결국 이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그의 사망 소식과 함께 다시금 재조명된 이 편지는 보는 이들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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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변희수 전 하사 / 뉴스1


한편 변 전 하사는 전날 오후 5시 49분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변 전 하사가 상담을 받아오던 상당구 정신건강센터가 지난달 28일부터 연락이 되지 않자 신고한 것이다.


변 전 하사는 어린 시절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고향과 멀리 떨어진 부사관 특성화고등학교에 진학, 교육을 받은 후 부사관으로 임명됐다.


그는 전차조종수로서 군 임무 수행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국군수도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등 성 정체성 문제로 갈등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2019년 11월 국외 휴가 승인을 받고 태국으로 간 그는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왔고,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받아 전역 처분을 받았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