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9일(화)

광명·시흥 신도시 선정 직전 '100억원대' 땅 사들인 LH공사 직원들

인사이트 / 사진=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한국주택토지공사(LH) 일부 직원이 지난달 3기 신도시로 선정된 경기 광명·시흥시에 100억원 상당의 토지 7천평을 사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리 신도시 예정지를 알고 정부의 발표 직전 대거 투기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는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LH 직원 상당수가 이 지역에 투기 목적으로 토지를 구입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단체에 따르면 2018년 4월~2020년 6월 14명의 LH 직원과 이들의 배우자와 가족이 총 10개의 필지(2만3028㎡)를 구입했다. 매입가는 100억원대에 이르며, 금융기관을 통한 대출액만 58억원 안팎일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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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서울 용산구 KDB생명타워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주관 쪽방촌 정비방안 계획발표 행사에서 포착된 쪽방촌 전경 / 뉴스1


매입된 토지는 신도시로 지정된 지역을 중심으로 분포해 있는 농지(전답)다. 개발에 들어가면 수용보상금이나 대토보상(현금 대신 토지로 보상하는 방식)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투기 의혹을 받는 직원 상당수는 LH에서 보상 업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명·시흥은 지난달 24일 여섯 번째 3기 신도시로 선정된 곳이다. 광명 광명동·옥길동과 시흥 과림동 등 일대에 7만호가 들어설 예정이며 3기 신도시 최대 규모다.


김태근 민변 민생경제위원장은 "마치 LH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신도시 토지보상 시범 사업을 하는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라고 말했다.


인사이트한국주택토지공사 본사 사옥 / 한국주택토지공사


민변과 참여연대는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에 대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LH 직원들이 신도시 관련 계획을 알고 사전에 토지를 매입했다면 공직자윤리법 위반이 된다.


이들 단체는 "이미 파악된 것 외에 광명·시흥 신도시 내 다른 필지, 광명·시흥 신도시 외에 다른 3기 신도시 대상지, 본인 명의 외에 가족이나 지인의 명의를 동원한 경우 등으로 조사 범위를 확대하면 그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LH 측은 직원들의 투기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도 투기 의혹 제기가 알려지자 LH를 상대로 광명·시흥 신도시 토지 매입 전수조사에 나서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