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원혜진 기자 = 서울시 면적의 두 배 크기만 한 거대 빙산이 빙붕에서 떨어져 나와 생태계 혼란 등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CNN'은 영국 남극탐사단(BAS)의 발표를 인용해 면적이 1,270km²에 달하는 초대형 빙산이 분리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빙산은 BAS의 남극 대륙 연구 시설인 핼리 과학 연구소(Halley Research Station)가 있는 브런트 빙붕(Brunt Ice Shelf)에서 떨어져 나온 것이다.
빙산의 크기는 서울 면적 605.2km²보다 두 배 이상 큰 사이즈다.
A Rhode Island-sized piece of ice just broke of Antarctica. The video of the breach in a 500-foot thick Brunt Ice Shelf is absolutely staggering pic.twitter.com/OJoU7SGToR
— Brian Kahn (@blkahn) February 28, 2021
해당 빙산은 균열이 시작된 후 하루 1km씩 확산될 만큼 빠르게 틈새가 생기기 시작하다가 지난 26일 틈새가 수백 미터 이상 벌어지면서 빙산 전체가 떨어져 나왔다.
초대형 빙산 분리에 대해 전문가들은 빙붕의 해빙에 영향을 미쳐 해수면 상승 등 최악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떨어져 나오는 빙산이 선박 항해 등에 위험이 될 수 있으므로 추적 감시를 통해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거대 빙산은 장기적으로 생태계에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 지난해에는 남극 라센 C(Larsen C) 빙붕에서 떨어져 나온 빙산 A-68A가 펭귄 서식지와 충돌할 뻔한 아찔한 상황이 펼쳐지기도 했다.
수온 상승 등의 요인으로 빙산이 여러 개로 조각나 펭귄, 물개 등의 서식지인 바닷길이 막히면 심각한 생태계 혼란과 파괴를 초래한다.
이후 회복에도 상당한 기간이 걸릴 수 있어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BAS 단장인 제인 프랜시스(Jane Francis)는 "남극의 겨울은 태양이 뜨지 않아 칠흑같이 어둡고 기온은 영하 50℃ 이하까지 떨어진다"며 "겨울에 대비하기 위해 2016년 핼리과학기지를 내륙 쪽으로 옮긴 뒤 고정밀 GPS망과 위성 영상에 관한 자료를 통해 관측했다"고 전했다.
어둡고 추워 관측이 어려운 겨울에도 빙산 분리에 대비해 철저하게 감시했다는 설명이다.
덧붙여 "이번 빙산은 몇 주나 몇 달 뒤 사라질 수도 있지만 브런트 빙붕 근처에서 머무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연구팀은 지난 2020년 11월 큰 균열이 발생한 이후 빙산 분리를 예상하고 이달 초 연구원 12명을 모두 철수시켜 피해가 없었다.
BAS 팀은 발표에서 이번 빙산 분리가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번 일로 다른 빙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