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지난해부터 고병원성 AI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산하면서 닭과 오리 수천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하루에 대략 20만 마리가 넘는 가금류가 죽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동물보호단체 카라는 살처분이 잔인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 19일 카라는 화성시 산안마을에서 3만 7천 마리의 닭들이 질식사당하고 있고 이때 죽지 못한 닭들은 몽둥이로, 포크레인으로 짓이겨지고 산채로 렌더링 기계에 빨려 들어간다고 전했다.
카라는 "산안마을의 닭들은 조류 독감 검사에서 비감염 판정을 받고 있지만 조류 독감이 발생한 농가에서 1.8km 떨어진 곳에 있다는 이유로 닭들이 영문모를 죽임을 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AI 조류인플루엔자와 관련해 주사·전기·약물·가스 중 고통이 적은 방법을 사용하게끔 지침을 내렸다.
하지만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지자체에서 농가에 최대한 빨리 살처분을 진행하라고 한다.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닭들을 살처분해야 하는 현장에서는 잔인한 방법을 택하고 있다.
살처분되는 닭에게 가해지는 학대도 문제지만 이 같은 살처분 방식을 행하는 이들도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작은 병아리까지 일일이 잡아 죽이는 과정을 직접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AI 바이러스 확산을 저지할 백신도, 치료제도 사용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최고의 방역은 바이러스째 소멸시키는 살처분뿐이라는 입장이다.
2015년 2,500만 마리의 오리를 살처분했던 프랑스의 사례를 들어 현재 한국의 살처분 반경이 좁다는 의견도 있다.
일부 동물 전문가들은 현재 살처분 위주의 방역 정책을 예방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사회·경제적으로 비용이 큰 살처분을 최소화하고 달과 오리 등에게 예방 백신을 놓자는 것. 백신이 바이러스 전파를 차단하는 데 효과가 있다며 백신 접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