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원혜진 기자 = 남자친구와 '첫경험'을 한 뒤 온몸에 발진이 생겨 '성병'을 의심한 여성이 의사에게 충격적인 진단을 들었다.
지난 18일(현지 시간) 대만 온라인 커뮤니티 '디카드(Dcard)'에는 남자친구와 성관계를 한 뒤 온몸에 붉은 두드러기가 생겼다는 여성 A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연에 따르면 대만에 사는 A씨는 최근 남자친구 B씨와 처음으로 잠자리를 가졌다.
그런데 이후 A씨의 몸에 이상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성관계 뒤 하루 만에 가려움증과 함께 온몸에 새빨간 발진이 올라온 것이다.
중요 부위 역시 심각한 작열감 때문에 괴로웠다. A씨는 혹시 '성병에 옮은 건 아닐까', '남자친구가 바람을 피우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며칠 동안 고민하다가 결국 산부인과를 찾았다.
남자친구 B씨는 떳떳했으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A씨와 동행했다. 진단 결과 A씨는 성병이 아닌 정액 알레르기(Semen Allergy)를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액 알레르기란 여성이 남성의 정액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실제 여성 10명 중 1명에게서 발견되는 흔한 질병이라고 한다.
주 증상은 질의 가려움증과 작열감, 두드러기, 구토, 설사, 천명(wheezing)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질염이나 성병 증상과도 비슷해 혼동하기 쉽다.
다만 증상이 심한 경우 격렬한 쇼크 증상인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정액 알레르기를 앓는 일부 여성들은 임신·출산 기피 및 성관계 공포증을 겪기도 한다.
정액 알레르기의 원인은 전립선에서 생성되는 단백질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며 일부 전문가들은 성관계 직전 남성이 섭취한 음식이나 복용한 약물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일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정액 알레르기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스크래치 검사를 하면 되는데 여성의 팔에 소량의 정액을 떨어뜨리고 20분 뒤 확인하는 방법이다.
양성인 경우 붉은 반점이 생기고 부어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정액 알레르기 반응을 막기 위해서는 성교 시 콘돔을 사용해야 하고,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실제로 알레르기 반응이 크지 않은 여성들은 수년간 성생활을 하면 자연스럽게 증상이 완화되기도 한다.
산부인과에서 정액 알레르기 진단을 받은 A씨는 "남자친구를 오해할 뻔했다. 미안하다"라며 "약 처방을 받고 증상이 나았다. 앞으로는 콘돔을 착용하고 사랑을 나눌 것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