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9일(화)

보건복지부 남자상담원에게 '극단적 선택' 상담했더니 밤 10시 개인 전화로 연락이 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이상하게 이런 감정이 없었는데 계속 마음에 맴돌아서 문자드려요"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를 찾은 30대 여성 A씨가 상담원으로부터 사적 연락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18일 KBS 보도에 따르면 공황장애를 앓던 30대 여성 A씨는 지난 1일 1393 상담전화에 전화를 걸었다.


10년째 공황장애를 앓고 있던 A씨는 병원에 다니며 약도 꾸준히 복용했지만, 가끔 우울감을 참을 수 없을 때는 1393 상담전화를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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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YouTube 'KBS News'


남자 상담원이 전화를 받자 낯설었던 A씨는 여성 상담원과 통화를 할 순 없냐고 물었다.


이에 상담원은 "통화량이 많아 여성 상담원과 연결하려면 1시간 넘게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상담원과의 전화 상담은 30여 분 동안 이어졌다.


그런데 상담이 끝나고 한참 뒤인 밤 10시께 A씨에게 개인 휴대전화 번호로 문자 메시지가 왔다.


"이상하게 이런 감정이 없었는데 계속 마음에 맴돌아서 문자드려요. 월래는(원래는) 상담사 전화번호를 노출하지 않는데 편한 친구가 되고 싶어서 오픈해요. 그냥 마음이 힘드실 때 문자도 좋고 전화도 좋습니다. 편한 친구 하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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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A씨는 처음엔 1393 상담센터 측에서 문자 서비스를 해주는 건가 싶었다. 하지만 개인번호라는 게 마음에 걸렸고, 곧 상담원이 자신의 연락처를 빼내 사적으로 연락했다는 확신이 들었다.


A씨는 자신의 연락처를 사적으로 이용한 상담원의 연락에 불안감에 시달려야 했고 불면증까지 생긴 그는 직접 전화를 걸었고 상담원은 "친구가 되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후 "불쾌하셨다면 미안하다"는 사과 문자를 남겼다.


A씨는 1393측에도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이 상담원은 보건복지부가 자살 상담 업무의 일부를 맡긴 위탁업체 소속 자원봉사자로 일한 지는 3개월 정도 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이 사건을 파악한 후 해당 상담원이 명백히 규정을 위반했다고 보고 제명 처리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