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당연한 일을 했을 뿐입니다"
전국적으로 매서운 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지난 명절 잃어버린 돈 가방을 주워 찾아준 어느 아파트 경비원의 사연이 전해져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설날인 지난 12일 저녁, 부산 사상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인 김영근(67) 씨는 순찰을 하던 중 바닥에 떨어진 목욕 가방을 발견했다.
경비 초소로 돌아온 김 씨는 가방을 열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누군가 버린 물건이라고만 생각했던 목욕 가방에는 거액의 돈뭉치가 담겨있었다.
놀란 김 씨는 곧바로 인근 파출소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관이 가방을 넘겨받아 세어보니 그곳에는 현금 1632만 원이 들어있었다.
가방 안에는 다행히 주인의 연락처가 들어있었고 덕분에 주인은 가방을 되찾을 수 있게 됐다.
이후 경찰은 분실한 현금의 일정 금액을 습득한 사람이 사례비를 받을 수 있다며 관련법을 김 씨에게 설명했다.
그러나 김 씨는 이를 거절했다. 그는 경비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가방 주인은 지난 16일 감사의 의미로 컵라면 20박스를 전달했다. 덕분에 동료 경비원들은 컵라면 잔치를 벌였다.
해당 소식을 전해 들은 입주민들은 김 씨의 선행을 칭찬하며 아파트 곳곳에 미담 글을 붙였다. 또 입주자 대표회의를 열어 조만간 김 씨에게 상패와 부상도 전달할 계획이다.
잊을만하면 터져 나오는 입주민들의 갑질 사건과 이에 시달리는 아파트 경비원들의 모습, 이와는 정반대인 이들의 사연이 얼어붙은 마음을 따뜻하게 녹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