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최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매춘부'라고 주장한 마크 램지어(Mark Ramseyer)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에 분노가 들끓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 선생의 손자가 이에 대해 하버드대에 강력히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연합뉴스는 안창호 선생의 손자 필립 안 커디(Philip Ahn Cuddy) 씨가 최근 로렌스 배카우(Lawrence Bacow) 하버드대 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역사자료를 기증하기 위한 협의를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커디 씨는 최근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라고 규정하고 간토 대지진 조선인 학살을 부정해 논란이 되고 있는 마크 램지어 교수의 역사 왜곡 논문과 후속 대응을 비판하는 차원에서 이같은 결정을 했다.
커디 씨는 그동안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안창호 선생 관련 자료를 이전하는 방안을 두고 하버드대와 협의해 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는 이를 램지어 교수의 "부적절한 학술적 글쓰기에 대한 직접적인 대가"라고 말했다.
커디 씨는 배카우 총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 가문의 유물과 일본이 제국주의 강점기에 우리 가문과 한국에 저지른 짓을 고려하고 램지어의 발언에 직접적인 대가를 치르게 하는 차원에서 사료를 하버드대에 기증하는 것과 관련한 모든 논의를 끝낼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커디 씨는 램지어 교수와는 별개로 하버드대와 논문이 게재된 학술지인 '인터내셔널 리뷰 오브 로우 앤드 이코노믹스'를 향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커디 씨는 "학술적 자유라는 허울 뒤에 숨어서 충분한 역할을 하지 않는다"라면서 "직원들이 학술 자유 뒤에 자유롭게 숨어 위안부 여성과 관련해 그처럼 뚜렷하게 잘못된 의견을 토해내도록 내버려 두는 걸 보면 하버드대는 우리 사료를 보관할 장소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램지어의 행동, 그 행동에 따른 대가 때문에 하버드대와 하버드대 공동체에 있는 많은 이들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도산 안창호 선생은 일본 제국의 영향력이 강해지자 미국으로 건너가 이민 1세대로서 독립운동을 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에 참여, 주도하였으며 1932년 윤봉길 의사가 중국 상하이 훙커우 공원에서 폭탄을 투척한 후 일본 제국 영사관 경찰의 불심검문에 체포, 서대문 형무소에서 투옥 생활을 했다.
이후 고문 후유증과 합병증으로 출옥 직후 1939년 별세했다.
안창호 선생의 장녀이자 커디 씨의 어머니인 수전 안 커디(Susan Ahn Cuddy) 여사는 1942년 미국 해군에 입대, 미군에 입대한 사상 첫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이 됐으며 최근 미국 국무부가 공공외교 웹사이트에 '미국의 영웅', '선구자'로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