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성동권 기자 = "저는 쓰레기입니다. 이 글을 빌려 모든 탑 유저분들과 서포터 유저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전합니다"
자존심을 빼면 시체라고 할 수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 탑 라이너가 모두에게 고개를 숙여 관심이 집중됐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리그오브레전드 인벤'에는 "탑vs서폿 탑빵 대결 결과 (사과문)"이라는 제목의 글이 공개됐다.
사건의 발단은 탑 라이너 A씨의 '도구' 발언이었다.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서포터를 비하하는 발언인 도구를 사용했고 이에 분노한 서포터 유저 B씨와 시비가 붙었다.
말로는 승부를 볼 수 없던 두 사람은 결국 각자 라인의 자존심을 걸고 대결을 펼치기로 했다.
두 사람의 티어는 모두 플레티넘이었으며 대결 방식은 탑 라인에서 3판 2선승의 1대1 라인전이었다.
마침내 찾아온 결전의 날. 1세트는 레넥톤을 고른 A씨가 볼리베어를 잡은 B씨를 상대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A씨는 남은 2세트를 연달아 내주며 결국 패배했다. 말 그대로 '참패'였다.
B씨는 승리를 거뒀음에도 오히려 스타벅스 기프티콘을 선물하는 대인배스러운 면모를 자랑했다.
게임 실력과 인성에서 연달아 패배한(?) A 씨는 모든 자존심을 내려놓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진심 어린 사과문을 작성했다.
A씨는 "저는 쓰레기입니다. 사나이들의 라인이라는 영광이 마치 제 것이라도 되는 양 착각에 빠져살았습니다. 나태하고 오만한 마인드로 연명하는 비겁한 탑, 아니 짐승에 불과했습니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실력차를 넘어 격이 다른 인격의 차이를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저는 탑 라이너가 아닌 한 마리 짐승에 불과했다는 것과 함께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절대 두 번 다시는 서포터를 서포터라는 이유로 무시하지 않겠습니다. 그 어떤 장소나 상황이 되더라도 결코 서포터를 빌미로 삼아 그 사람을 비난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댓글로 상대분 서포터라고 조리돌림 했던 새X들, X발 깝치지마. 서포터는 신이야"라는 말로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이다", "앞으로는 서포터한테 까불지 맙시다^^", "오랜만에 엔딩 훈훈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일부 탑 라이너들은 "아 탑이 질리가 없는데 정글 차이나서 진거네", "너가 진거지, 탑이 진건 아니다"라는 농담으로 탑신병자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편 최근 도파의 서폿론을 빌미로 다른 라인 유저들을 무시하는 발언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게임의 승리를 위해서는 상대방을 무시하기보다 존중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반드시 인지해야만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