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ube '한문철 TV'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횡단보도를 건너려 대기하고 있던 할아버지는 '초록불'이 되자마자 건너기 시작했다.

하지만 걸음걸이가 느려 시간 안에 다 건너지 못했고, 절반을 조금 넘는 부근을 건너던 할아버지는 좌회전하던 차량에 치이는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지난달 26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좌회전하는 아반떼에 치이는 할아버지가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소개됐다.

영상 속에는 할아버지가 초록불이 되자마자 길을 건너는 모습이 나온다. 지팡이를 짚으며 최대한 힘을 내 발을 내딛는 게 느껴질 정도다.하지만 나이가 들고 기력이 쇠해 일반 성인들과는 걸음 속도에서 현격한 차이가 났다. 할아버지는 신호가 빨간불로 바뀌는 순간까지도 길을 다 건너지 못했다.

YouTube '한문철 TV'

'횡단보도 중간섬'이 없었던지라 할아버지는 나머지 길을 건너려 발을 내디뎠다. 그렇게 4분의 3 지점을 건너던 할아버지는 좌회전하는 아반떼 차량에 정통으로 치이고 말았다.

이를 본 한문철 변호사는 굉장히 안타까워했다. 빨간불이나 초록불이 깜빡깜빡할 때 횡단보도로 진입한 게 아니고 초록불이 켜진 뒤 바로 진입했기에 '무단횡단'은 아니라고 했다.

그렇다고 '횡단보도 사고'라고 볼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아반떼 차량은 좌회전 신호를 받고 출발했기 때문에 '12대 중과실'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YouTube '한문철 TV'

한 변호사는 "너무나도 안타깝지만 판례에 따르면 할아버지는 과실을 30~40%를 적용받으실 거 같다"라고 말했다. 비슷한 사건에서 보행자에게 그 정도 과실이 주어졌었기 때문이다.

누리꾼들은 이 설명을 듣고 좌절하고 말았다. 할아버지는 크게 잘못이 없고 오히려 차량 운전자가 '전방 주시 태만' 과실을 받아야 하는데 어떻게 과실 비율을 그렇게 높게 적용받냐는 것이다.

다수 누리꾼은 "한국 횡단보도 신호 시간이 너무 잛다"라며 "노인 인구가 많아지는 지금, 기본적인 신호 시간을 늘려야 한다"라고 입을 모았다.

한 변호사는 "제도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라면서 "교통경찰을 많이 두던가 아니면 교통봉사 하시는 분들을 이렇게 차선이 긴 쪽의 횡단보도에 투입하던가"라고 말했다.

이어 "기회가 된다면 이런 정책에 대한 소송을 맡아보고 싶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