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01일(금)

선배 괴롭힘에 은퇴했던 '흥국생명' 소녀, 9년 만에 제대로 복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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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선배의 폭행과 폭언을 견디다 못해 잠시 코트를 떠났던 스무살 선수가 있다.


그는 아르바이트와 실업팀을 옮겨 다니다 지난 5일 드디어 9년 만의 설욕에 성공했다. 불운한 추억만 남긴 친정과 경기에서 생애 첫 MVP(팡팡플레이어)에 선정된 것.


어느덧 베테랑이 된 이 새내기는 이날 MVP가 된 소감을 묻는 자리에서 결국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시원한 설욕전을 마무리하는 눈물이었다.


지난 5일 GS칼텍스는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V리그 여자부 5라운드에서 셧 아웃 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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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로는 GS칼텍스의 센터 김유리가 선정됐다. 흥국생명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김유리는 친정에 9득점(속공 8개) 비수를 꽂아 넣으며 완승을 이끌었다.


생애 첫 MVP에 선정된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그는 "은퇴 전까지 (MVP를) 한 번도 못 할 줄 알았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김유리가 눈물을 흘리자 함께 있던 후배도 여럿 눈시울을 붉혔다. 그가 그동안 겪은 마음고생을 아는 한유미 KBSN 스포츠 해설위원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2017년부터 GS칼텍스에서 뛰고 있는 김유리는 클럽하우스의 리더로서 항상 묵묵히 최선을 다해왔다. 올 시즌엔 20경기에서 72득점을 기록했고, 속공은 성공률이 44.44%(3위)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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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김유리의 커리어가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그는 2010년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흥국생명에 입단했으나 한 선배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코트를 떠나고 말았다.


하지만 그는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 이듬해 실업팀인 대구시청과 계약하면서 다시 코트를 밟았다.


2014-15시즌부터는 IBK기업은행과 계약하면서 다시 프로에 복귀했고, 현대건설을 거쳐 지금의 GS칼텍스에 뿌리를 내렸다. 이후 친정인 흥국생명과 경기에서 생애 첫 MVP를 받으며 9년 만의 설욕에도 성공했다.


김유리는 이날 경기가 끝나고 SNS에 "31살에 데뷔 첫 MVP 선수 인터뷰라는 걸 했다. 지금도 돌려보면 울컥하고 마음이 몽글몽글거린다"며 "같이 축하해 주시고 울어줘서 고맙다. 우리 동생들, 못난 언니 잘 따라와 줘서 너무 고맙다"고 소회를 밝혔다.


어쩌면 흥국생명의 프렌차이즈가 될 뻔했던 김유리의 우당탕탕 배구사는 최근 이재영·다영 자매가 학교 폭력 의혹에 휘말리면서 재조명되고 있다.


이 자매에 대한 의혹은 지난 8일 디시인사이드 배구 갤러리를 통해 처음 제기됐다.


피해자로 추정되는 여성은 함께 전주 근영중학교에 다니던 때 둘에게 학교 폭력을 당했다며 "평생 트라우마를 갖고 살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튿날인 9일 밤에도 그는 추가로 글을 올려 구체적인 학대 피해 사실을 전했다. 그에 따르면 이다영은 평소 폭력을 일삼았고, 학생들이 심부름을 거절하면 흉기를 갖다 대며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