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최근 한 아파트 경비원이 일을 그만두게 된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14일 방송된 SBS 8뉴스에는 주차 공간이 부족해 대리주차를 하던 중 난 사고로 인해 경비원이 일을 그만뒀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파트 경비원 이 모씨는 재작년 입주민의 외제 차를 주차하다 다른 외제 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요즘 대단지 아파트는 주차 공간이 부족해 경비원이 입주민의 차량을 대신 주차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이는 불법이지만 경비 일을 계속하기 위해서 경비원들은 어쩔 수 없이 이런 대리 주차를 하고 있다. 이씨 역시 이런 대리 주차를 하다 사고를 낸 것이다.
그는 8뉴스에 "(대리 주차)를 안 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주민이 원하는데. (거절하면 일부는) 다른 걸로 흠을 잡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입주민들이) 짜증을 내니 (급히 차를 빼다) 이상하게 그냥 푹 나가더라. 선처만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8뉴스에 따르면 이씨는 경미한 사고일 때 월급에서 수리비를 메우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외제 차로 외제 차를 들이받아 배상 액수가 너무 커졌기 때문이다.
입주민은 수리비로 4천만 원을 요구했다.
소송까지 벌어진 끝에 법원은 차를 맡긴 입주민의 책임을 일부 감안했음에도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와 경비원에게 2천 800만 원을 물어주라고 판결했다.
이런 판결에 대해 차주 측의 변호인은 "입주자대표회에게 사용자로서 사무 감독, 지휘 감독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행히도 입주자대표회에서 이씨에게 구상권 행사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고 석 달 뒤 경비원 계약은 연장해주지 않았다.
이씨는 이후 지금까지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으며 자신이 들이받은 차량 보험사와의 소송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해당 아파트에서는 앞으로 경비원에게 차를 맡겼다가 사고가 나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입주민 확약서를 받기로 했지만 이미 사고가 나버린 이씨에게는 늦은 조치다.
해당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파트 경비원이 노예도 아니고 무슨 주차까지 대신시키나", "직접 주차했다면 이런 일은 애초에 일어나지 않았을 것", "대체 경비원이 하는 일이 뭐냐" 등 경비원에게 주차를 맡긴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