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새로 발간되는 국방백서에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란 표현이 또 삭제됐다.
한때 삭제됐던 '적'이란 표현은 2010년 천안함 폭침 이후 다시 부활해 계속 잔존해왔는데 현 정부 들어 북한을 명시하는 대신 포괄적 의미로 대체한 바 있다.
2일 국방부는 국가안보전략과 국방정책 등에 대해 담은 '2020 국방백서'를 발간했다.
여기서 '북한군은 우리의 적' 문구는 없었다.
이번 백서 '제2장 국가안보전략과 국방정책'에서는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고 나와 있다.
나아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한 위협'이라고 정의했다.
북한 무기의 위험성을 언급하면서도 북한을 적 대상으로 명시하지는 않은 것이다.
또, 이번 백서는 북한의 대남정책을 평가하며 '북한은 접경 지·해역에서의 우발적 충돌방지 조치 이행 등 전반적으로 9·19 군사합의를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군사적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합의한 9·19 군사합의에 위배되는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이 있었는데도 '전반적으로 합의를 준수하고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이를 두고 군이 북한의 눈치를 과하게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 가운데 국방부 관계자는 "'적 표현'은 포괄적으로 군사적, 비군사적, 초국가적 위협을 같이 봐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1994년 제8차 실무 남북접촉에서 북측 박영수 대표가 '서울 불바다' 발언을 한 뒤 1995년 발단된 '국방백서'에 "북한군은 우리의 주적이다"라는 표현이 처음 사용됐다.
이 문구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논란이 됐다고 '2004 국방백서'에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