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신간] '편지, 발신과 수신의 문학'

인사이트사진 제공 = 커뮤니케이션북스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커뮤니케이션북스는 편지와 문학의 매혹적 만남을 담은 '편지, 발신과 수신의 문학'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문학작품에는 수많은 편지가 등장한다. 어떤 편지는 결정적인 인물처럼 서사를 이끌고 뒤흔든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베르테르는 로테에게 사랑을 고백하지 못하고 친구에게 편지를 쓴다. 영혼을 뒤흔든 사랑을 매순간 생생하게 기록하면서 사랑의 절정과 파국을 맞는다.


'이토록 긴 편지'에서 라마툴라이는 자신과 다른 여성들이 겪은 고난과 억압의 서사를 편지에 담는다. 이 편지는 그녀들을 옭아매던 악습을 부수기 위한 연대의 편지다.


'와이셔츠'의 주인공은 집요하게 표면에 대해 쓰고, 상담가는 집요하게 이면을 응시한다. 익명의 이메일로 주고받는 Q&A는 삶을 뒤덮은 위선의 장막을 열어젖힌다.


이처럼 문학작품에 등장하는 중요한 편지들의 목록은 무한히 이어진다.


이제 '편지'는 '레터(letter)'가 아니라 '메일(mail)'이 됐다. '레터'가 '쓰다'에 가깝다면, '메일'은 '보내다'에 가깝다. 문장 수정과 삭제는 펜과 지우개가 아니라 기계가 한다.


그럼에도 편지의 본질은 여전히 글쓰기다. 세상의 편지들이 사라져 가도 편지의 고유함은 사라지지 않는다. 편지의 고유함은 문학의 특성과 닮았다.


문학은 변함없이, 강력하게 편지를 불러온다. 편지는 문학과 마찬가지로 자기 존재를 확인하며 타자와 소통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편지는 가장 고전적이면서도 인문학적인 커뮤니케이션이다.


이 책에서는 총 22편의 편지체 소설을 열 개의 유형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각 유형마다 대표적인 작품을 2∼3편씩 소개한다.


편지의 유형에 따라 1700년대 작품부터 2000년대 작품, 한국문학과 외국문학, 장편과 단편, 고전명작과 대중문학을 교차하면서 읽는다.


편지체 소설은 편지가 지닌 고유한 속성을 파생하면서 외연을 확장한다. 독백성, 고백성, 대화성이라는 내적 장치와 편지의 종류, 매체의 특성, 시간적 공간적 거리, 발신과 수신 양상, 통신 방식 등 편지의 특성들이 다양한 작품에서 어우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