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경남 창원 국립마산병원에서 10년째 일하고 있는 공무원 김해성 씨는 중증 뇌병변장애를 앓고 있다.
이 장애로 손발을 사용하는데 불편이 있는 건 물론 다리를 절어 거동 또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그에게 지난해 4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67세 고령의 어머니가 비알콜성 간경화 말기 진단을 받은 것.
여러 병원을 전전하던 김씨의 어머니는 서울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간이식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아들인 김씨가 어머니를 위해 간 이식을 하겠다고 나섰으나, 검사 결과 적합하지 않다는 판정이 나왔다. 지방간 수치가 10%인 데다가 나이도 비교적 많은 편이어서다.
다만 의사는 지방간 수치를 0%로 낮추면 수술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날부로 김씨는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밖으로 나섰다. 어머니에게 간 이식을 해주기 위해 다이어트에 돌입한 것.
그는 저는 다리를 이끌고 하루 1시간 일씩 걸었고 7층 높이의 사무실도 하루에 여러 차례 오르락내리락하며 운동했다.
식사는 고구마와 계란 흰자, 샐러드 등 건강식으로 하루 세끼를 채웠다.
김씨는 엄마를 살리겠다는 일념 하나로 한 달 보름 만에 83kg에서 75kg까지 무려 8kg을 감량했고, 간수치도 0%에 도달했다.
엄마는 아들 몸에 수술 자국을 남기기 싫다며 이식을 극구 반대했으나 김씨의 끈질긴 설득 끝에 이식 수술을 하기로 했다.
지난 12월 23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이뤄진 간 이식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이 났고 김씨와 어머니는 조금씩 건강을 회복하며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다.
아버지 또한 사고로 척추를 다쳐 수술을 앞두고 있다고 전한 김씨는 "부모님 두 분 모두 편찮으셔서 경제적으로 어렵지만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